
지난해부터 이어진 물가의 고공행진 속에 시장 상인들의 시름이 날로 커지고 있다. 맛집으로 소문난 '스타 가게'도 식자재값 상승으로 인한 수익 감소를 피할 수 없었다.
대구 달서구의 서남신시장은 160여 곳의 가게가 영업 중인 대구를 대표하는 시장 중 하나다. 시장 한켠에서 8년째 영업을 이어오고 있는 분식집 '주원김밥'은 독특한 김밥을 대표 메뉴로 하고 있다. 류영희(67) 주원김밥 사장은 임상영양사인 딸의 아이디어로 단무지 대신 비트를 사용한 김밥을 개발했고, 입소문을 타며 스타 가게로 성장했다.
류영희 사장은 "친언니가 김밥을 팔았는데 어깨너머로 배우다 창업하게 됐다. 차별화된 김밥을 만들기 위해 영양사인 딸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 비트를 넣은 김밥을 만들게 됐는데, 건강하고 맛도 좋아 인기를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단골고객에게 꾸준한 사랑 받던 주원김밥이지만 3년 전 코로나19가 터지자 매출은 급감했다. 식자재 원가까지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올라가자 최근 김밥 가격 인상이라는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현재 주원김밥의 김밥 가격은 3천 원에서 4천 원 사이로 창업 당시 1천500원이었던 것에 비해서는 2배 이상 올랐다.
지난해 6월에는 김밥뿐 아니라 전 메뉴에 걸쳐 500원~ 1천 원 가격을 올리기도 했다. 류 사장은 "코로나 이전에는 식용유 한 말에 3만5천 원이었는데 가장 최근 구매했을 때는 8만7천 원에 구매했다. 식용유 가격이 2배 이상 올랐지만 서민들이 찾는 시장 특성상 판매 가격을 많이 올릴 수도 없다. 올라가는 재료비만큼 가격을 못 올리니 수익은 반절로 줄었다"고 말했다.
시장 상인들이 울상인 이유는 식자재 원가 상승뿐 아니라 경기침체 속 전반적으로 이뤄진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소비심리 위축도 한몫했다. 류 사장은 "간편하게 먹는 김밥 특성상 단골고객 대부분이 출근하는 직장인이었지만 최근 직장인 고객 대부분을 잃었다"며 "김밥은 행사 등에 들어가는 단체 고객이 중요한데 행사도 줄어들면서 이중고를 겪게 됐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류 사장은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대출 지원 같은 소상공인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마련됐다. 올해 전기, 가스 등 공공요금도 오르는데 물가 상승에 대비해 단기적인 지원보다 세금 납부 시 부가세 감면 혜택이나 납부 유예같은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정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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