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음주운전 하는 사람이 또 한다…10명 중 4명은 '재범'

지난해 대구 음주단속 1년 사이에 20%증가
최근 5년 동안 재범 사례는 평균 46.32%

대구 남구 대명동에서 경찰이 음주단속을 하고 있다. 대구경찰청은 유흥가 밀집 지역과 음주운전 사고 다발 지역을 중심으로 밤낮없이 불시 단속할 계획이다. 매일신문DB
대구 남구 대명동에서 경찰이 음주단속을 하고 있다. 대구경찰청은 유흥가 밀집 지역과 음주운전 사고 다발 지역을 중심으로 밤낮없이 불시 단속할 계획이다. 매일신문DB

지난해 5월 8일 오전 10시 47분쯤 경북 김천 한 모텔 앞에서 A(25) 씨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21%로 만취 상태였다. A씨는 적발 당시 또 다른 음주운전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었다. 2021년 7월 19일쯤 대구 북구 한 도로에서 경찰의 음주측정을 거부하다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17년에도 음주운전 2회, 무면허운전 1회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다. 법원은 재판 기간에도 자숙하지 않은 채 음주, 무면허 운전을 반복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상습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대구의 음주운전 단속자는 재작년보다 20% 이상 증가했고 적발된 운전자 10명 중 4명 이상이 2차례 이상 음주 전력이 있는 재범 사례였다.

17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경찰청이 적발한 음주운전 단속자는 6천369명으로 1년 전보다 25.64% 증가했다. 음주운전 단속자는 2020년 4천881명, 2021년 5천69명, 지난해 6천369명으로 최근 3년 동안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사회적 분위기가 완화됨에 따라 술을 먹고 운전대를 잡는 경우가 증가한 것이다.

다행히 음주단속과 음주사고는 명확한 반비례 관계를 보였다. 최근 3년간 대구의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2020년 759건, 2021년 645건, 2022년 596건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사망자도 2020년 12명에서 2021년 5명, 지난해 6명으로 줄었다.

문제는 이미 음주운전에 적발된 이가 다시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는 재범률이 높다는 점이다. 최근 5년 동안 음주운전 단속자의 재범률은 평균 46.32%로 절반에 육박한다. 음주운전 재범률은 2018년 46.9%에서 2019년 44.8%로 소폭 하락했다가 2020년과 2021년은 각각 47.1%, 47.5%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다른 범죄에 비해 상습성이 높고 재범 위험이 높은 음주운전은 징벌적 정책뿐만 아니라 사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대검찰청의 의뢰를 받아 지난 2019년 펴낸 음주운전에 관한 연구용역 보고서는 "관행적으로 음주운전을 약하게 처벌하고 있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죄질이 중한 경우 치료명령, 강제입원 명령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연구진은 "해외에서는 시동장치 잠금장치와 자동차 몰수제도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외국과 같이 엄격하게 통일된 법을 적용하고 다양한 억제방안과 행정제재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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