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북부권 광역 폐기물 처리시설인 '맑은누리파크'에서 32시간에 걸친 큰 불이 나면서 소각장 설비 등이 피해를 입었다.
시설 측은 일단 화재를 진압하는 대로 시·군 음식물쓰레기 반입을 재개했으나, 불에 탄 저장고로 들어가던 생활폐기물은 길게는 반년 간 갈 곳을 잃게 됐다.
5일 경북도와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10시 22분쯤 맑은누리파크 생활폐기물 저장고에서 난 불이 32시간 만인 이날 오전 7시쯤 완전히 진화됐다.
경북도는 화재 발생 직후 이곳에 생활폐기물과 음식물쓰레기 반입을 중단했다가 화재를 진압한 뒤부터 음식물쓰레기에 한해 반입을 재개했다.
음식물쓰레기는 경북 북부 시·군에 보관·처리 시설이 따로 없다 보니 이를 임시 보관하거나 장거리 운반하느라 큰 혼란이 있을 것으로 우려됐으나, 다행히 음식물쓰레기 처리 시설에는 화재 피해가 크지 않아 정상 가동하고 있다.
이와 달리 소각해야 하는 생활폐기물은 저장고와 크레인 등 시설이 불에 타 처리할 수 없는 만큼 시·군별로 자체 처리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맑은누리파크에 생활폐기물을 반입하던 북부권 10개 시·군은 자체 소각, 매립장 보관 후 위탁 처리 등 긴급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안동과 영주, 군위, 청송, 영양, 봉화, 예천은 매립장에 보관 후 민간에 위탁하기로 했다. 상주, 의성은 자체 소각하거나 일부 위탁 처리할 계획이다. 문경은 자체 처리장에서 소각한다.
영덕은 올해 말부터 이곳에 폐기물을 반입하기로 했던 터라 이번 화재에 따른 문제는 없다.
경북도 관계자는 "한동안 시·군 매립장에 쓰레기를 보관해야겠지만, 주민들이 내놓는 쓰레기를 수거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는 이번 긴급 조치를 시행하면서 맑은누리파크 운영 업체에 대해 한동안 이곳에 반입하는 폐기물을 저장고에 보관하지 않고 이동식 크레인을 써서 곧장 소각로에 넣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렇게 하면 시·군 폐기물을 다시 반입할 수 있게 된다. 준비에는 2주 정도가 걸릴 것으로 봤다.
다만, 해당 방법을 적용할 수 없다면 완전 복구 때까지 시·군 자체 처리를 계속해야 한다는 게 경북도 측 설명이다. 도는 피해 정도에 따라 완전 복구 후 정상 가동까지 길면 4∼6개월쯤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경북도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나면 전문기관을 투입해 정확한 피해 상황과 복구계획 등을 수립한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완전 복구에 필요한 기간을 4∼6개월로 추산했다. 자재와 보수업체를 일찍 확보해 피해시설 복구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도청 신도시 등 경북 북부권 시·군 폐기물을 처리하는 맑은누리파크는 민간투자사업으로 2천97억원이 투입돼 2019년 준공됐다. 민간투자자에게는 20년 간 운영권을 줬다.
생활폐기물 소각시설(자원회수시설)과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유기성 폐자원시설) 등 지하 1층∼지상 4층 5개 시설동이며, 전체 면적이 2만3천211㎡이다.
하루에 불에 타는 폐기물 390t과 음식물 쓰레기 120t을 처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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