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청도군이 뒤집어 쓴 코로나19의 오명이 활활 타오른 정월 대보름 달집 태우기의 불길과 함께 영원히 날아가길 빌었습니다."
경북 청도군은 지난 5일 청도천 둔치에서 정월대보름 민속한마당 행사를 열었다. 2018년 이후 구제역, 조류인플레인자(AI),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행사를 멈춘 지 딱 5년 만이다.
특히 코로나19의 경우 지난 2020년 2월 청도군에서 국내 첫 사망자가 나왔다. 또 군내 대남병원이 병동 내 단체감염 발생 첫 번째 의료기관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여기다 감염병 확산의 주범으로 찍힌 모 종교단체 교주의 고향이란 점 등이 청도군의 위상을 회복할 수 없는 나락으로 빠뜨렸다.
따라서 5년 만에 열린 올해 청도군의 정월 대보름 행사는 더욱 의미를 더했다. 행사는 도주줄다리기(경북도 무형문화재 제38호)부터 시작됐다. 청도군 9개 읍면 주민 1천200여 명이 꼬박 5일 동안 총 10만 단의 짚으로 굵기 50㎝, 길이 100m의 줄을 꼬았다. 동군과 서군으로 나뉜 8천여 명의 줄꾼들은 '큰줄' 당기기의 스릴을 만끽했다.
이어 열린 달집 태우기에서는 5톤 트럭 50대 분량인 250톤 규모의 솔가지와 지주목 150여개, 볏짚 200단, 새끼 30타래가 들어간 높이 20m, 폭 15m의 전국 최대 규모의 달집에서 타오른 불길은 온 청도천을 환하게 밝혔다.
이날 청도군의 정월 대보름 행사를 보기 위해 청도는 물론 인근 대구, 경산, 심지어 부산, 밀양, 창녕 등 외지에서 온 사람들까지 줄잡아 3만여 명의 군중이 운집했다.
주민 박모(70·청도읍 송읍리) 씨는 "10년전인 지난 2013년 청도천 생태하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청도천 둔치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은 처음 보는 것 같다. 그간 코로나19로 움츠렸던 복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대하는 발길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김하수 청도군수는 "줄다리기와 달집태우기 등 두 행사가 5년 만에 열리는 점을 감안해 핵심인 줄과 달집을 여느해보다 웅장하게 만들었다"며 "이번 정월대보름 행사야말로 코로나19 등 각종 재앙과 액운을 떨치고 올 한해 풍년농사를 기약하기에 충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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