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출향 경제인] (16)황성규 로니에프앤 회장 "규제 혁파로 금융권 과점 깨야 소비자 이익"

그룹대출 서비스로 금리 부담 낮춰…“규제 혁신 서둘러야”
"젊은이들 큰 기회 가진 행운아, 실패 겁내지 말고 꼭 도전하라"

황성규 회장이 로니의 핵심 상품인 그룹대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무성 객원기자
황성규 회장이 로니의 핵심 상품인 그룹대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무성 객원기자

대출이 필요하거나 고금리에 허덕이는 이들이라면 특별히 지켜봐야 할 기업이 있다. 핀테크 스타트업인 로니에프앤. 대출 정보 비대칭성에 시달려온 금융소비자의 금리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그룹대출 서비스를 출시한 가운데 이 주목할 만한 기업을 이끌고 있는 황성규 회장을 만났다.

황 회장은 "불필요한 규제에 대해서는 혁신을 해야 하는데 빠르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도 현 정부가 규제 혁신을 추진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규제 혁파로 금융권의 과점을 깨야 핀테크 도약의 기틀이 마련되고,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이익이 돌아간다는 지적으로 들렸다. 공급자 중심에서 벗어날 때 금리 인하 같은 대출자의 권리를 회복할 수 있지만 기왕의 대출 중개 플랫폼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로니에프앤은 대출 금리를 현실적으로 낮추는 방안에 집중하고 있다. 황 회장은 고향의 MZ세대를 향해서는 60대에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는 자신의 사례를 언급하며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아도 되는 젊은이들은 더 큰 기회를 가진 행운아"라고 응원했다.

-먼제 로니에프앤에 대해 소개해 달라.

▶'로니'(LOANY)라는 브랜드로 금융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는 핀테크 스타트업이다. 대출 과정의 비대칭성과 비효율을 해소해 금융 소비자들이 더 나은 조건으로 대출을 받도록 돕기 위해 설립했다. 2018년 3월 만들었다. 금리를 낮추는 게 핵심이다.

-로니만의 경쟁력이 있다면?

▶설립 이후 부동산 포털 서비스 사업자, 금융기관과의 제휴 등의 방법으로 금리 비교, 대출 진단 등 다양한 혁신 서비스를 준비해 왔다. 특히 2021년에는 금융위원회로부터 D-테스트베드 취약계층 지원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2020년 10월 대출 공동구매 BM특허를 등록하고, 올해 2월 분할 출원까지 완료했다. 이제 얼마 전 내놓은 그룹대출 서비스 성장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아무래도 그룹대출 서비스에 눈길이 간다. 구체적 내용이 궁금하다.

▶공동구매를 하면 저렴해진다는 원리에서 착안했다. 로니 만이 잘 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춰야겠다는 일념에서 개발했다. 한마디로 대출을 필요로 하는 특정 직업군 등 고객을 모아 금융기관과 금리를 협상해 더 낮은 조건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집단대출과 비슷한 원리로 은행은 그룹대출을 통해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고 그것을 대출금리 할인으로 고객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실제 대출금리 안에는 기준금리 외에 가산 금리, 가감조정 금리, 대출 중개 수수료 등이 들어가 있다. 다수의 대출 이용자를 금융기관과 연결한다면 업무 원가, 영업 비용 등을 줄이고 이를 금리인하 혜택으로 환원이 가능해진다.

-자체 신용위험평가 모델인 CRSS의 강점은?

▶CRSS(신용위험 점수)는 신용의 위험도에 중점을 둔 새로운 형태의 신용평가 제도다. 현 시점 사용자의 신용위험도를 평가하여 자산 현황, 현금 흐름, 연체 내역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점수를 내고 9개의 등급으로 산출한다. 이를 다양한 대출 서비스에 활용하도록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 중이다.

-부동산 중개 시장에서 집단대출이 많다. 침체로 난관은 없는지?

▶아직은 본격적인 서비스에 진입하지 않아 가계 대출의 감소 등의 악영향은 덜 받고 있다. 다만 침체가 이어진다면 하반기에는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핀테크는 규제 혁신이 중요한데 현실은 어떤가?

황성규 회장은 저금리 대출을 통한 금융소비자의 권리 회복과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규제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무성 객원기자
황성규 회장은 저금리 대출을 통한 금융소비자의 권리 회복과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규제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무성 객원기자

▶원래 금융산업이라는 게 규제산업인 만큼 규제 자체를 두려워해서는 안 되는 측면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불필요한 규제에 대해서는 혁신을 해야 하는데 규제에 맞춰진 기존 업계와의 마찰 등으로 빠른 혁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현 정부가 규제 혁신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고, 금융 당국도 혁신금융서비스 같은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면서 많이 개선되고 있는 듯해 다행이다.

-투자 유치 방안은?

▶사실 지난해 초 10억원 목표로 시도했다. 짧은 시간 내 20억원 투자 의향을 받았는 데, 양해 아래 16억원 선에서 정리를 했다. 올해 초만 해도 50억원 정도는 무난할 걸로 판단했다. 하지만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단기간 내 급격한 금리 인상 등의 여파가 변수가 됐다. 다른 벤처기업도 마찬가지겠지만 혹한기가 맞은 셈이다. 어떻게든 해쳐나가야겠지.

황 회장은 "최근 회원이 11만 명에 달하는 한국공인중개사협회와의 업무 협약을 시작으로 대출에 따르는 온·오프라인 마켓 채널을 확보했다"며 "핀테크를 잘 아는 창업투자사와 금융기관을 찾아 다니면서 로니 만의 강점에 기반을 둔 서비스임을 강조하고 실적을 쌓아 나가면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투자를 유치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창업 후 투자를 받기 위해 2~3개월 동안 200군데 넘게 돌아 다녔다는 어느 벤처기업 대표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은행장을 포함한 금융기관 대표, 금융 관련 부처 고위공직자, 글로벌 IT회사 대표, 중소기업 및 컴퓨터 공학과 교수 등 훌륭한 자문위원회의 조력을 받아 신발이 닳도록 발품을 팔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자신이) 대출 심사에 필수적인 감정평가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서로 공조해 타 경쟁사보다 경쟁 우위에 있는 대출 상품을 조만간 출시, 투자 유치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인 목표는?

▶AI(인공지능), 블록 체인 같은 기술을 기반으로 대출 관련 전 분야의 프로세스를 자동화해 대출에 따르는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금융공급자와 금융소비자가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최고의 대출 플랫폼 사업자(금융 유통자)가 되는 것과 더불어 유통과 금융이 결합된 데이터 기반의 임베디드 금융 서비스를 하는 것이다

-새해 계획은?

▶좋은 투자를 받아 뛰어난 인력을 확충해 그동안 준비해온 서비스를 고도화 할 계획이다. 이를 고객에게 제공하여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만드는 게 올해 목표다.

-고향의 젊은이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한다면

▶현재 대구경북 기반의 성장 잠재력이 그다지 높지 않아 젊은 세대들이 무슨 일을 해야 하나 고민이 많을 것으로 느껴진다. 여러 산업 분야에서 겪은 체험 기반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고충)를 해결하는 IT비지니스는 지역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기에 실패를 두려워 말고 도전해 보시기 바란다. 저도 적지 않은 나이에 핀테크 스타트업에 도전해 하나 둘씩 유니콘으로 가기 위한 발걸음을 만들어 가고 있지 않나. 여기에 비한다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여러분은 더 큰 기회를 가진 행운아가 아닐까?

임직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는 황성규 회장. 업무 뿐 아니라 점심 메뉴가 대화테이블에 오를 정도로 분위기가 자연스럽다. 이무성 객원기자
임직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는 황성규 회장. 업무 뿐 아니라 점심 메뉴가 대화테이블에 오를 정도로 분위기가 자연스럽다. 이무성 객원기자

◆황성규 회장은

대구 출신으로 대륜고를 졸업했다.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중퇴하고, LH(현 한국토지주택공사)를 거쳐 사업 첫 발을 뗐다. 여전히 신산업 개척을 두려워하지 않는 천생 기업인이다. 일찌감치 공인중개사, 감정평가사 자격을 취득해 부동산중개와 감정평가 법인을 운영했다. 로니에프엔에서 그룹대출을 핵심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도 부동산중개 물건의 70% 이상이 대출과 관련된다는 경험에서 비롯됐다.

사단법인 스마트도시 블록체인포럼 회장, 로니에프앤이 일원인 리얼티뱅크 그룹 총괄대표 (RB감정평가법인·RB부동산중개법인·RB FNM·RB법무사사무소·RB세무회계사무소)로 있다.

"제 학력은 고졸"이라며 웃는 그지만 사실은 학구파다.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한국체대, 서울대 법대, 고려대 경영대학원, 한양대 도시대학원,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에서 최고경영자·지도자 과정 등을 마쳤다. 저서로 '부자 되는 주택임대사업', '진보정권 시대 대한민국 부동산의 미래'(이상 공저)가 있다.

현재 LH 경영투자심사위원회 위원과 경제기반형 도시재생사업 자문위원, 한국부동산분석학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고, 한국감정평가사협회 부회장과 국토교통부 감정평가자문위원 등 여러 자리를 맡아 광폭 봉사해왔다.

대구경북의 미래를 깊게 고민할 정도로 고향 사랑이 깊다. 지역 대학생을 위한 특강에 적극적이며 달구벌희망포럼 부회장으로 있으면서 고향 발전을 위해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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