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리스크'로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기 관리 능력과 정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잇따른 검찰 조사, 체포동의안 표결 반란표에 이어 재판 출석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이 대표가 사면초가에 몰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재명 대표는 3일 지난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이날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섰다.
오전 출석 당시 침묵하던 이 대표는 오후 속개되는 법정에 들어서며 기자들에게 "(검찰이) '김만배를 몰랐다'는 윤석열 (대선)후보 말에 대해선 조사도 없이 각하했고, 김문기를 몰랐다는 이재명 말에 대해선 압수수색 후 기소했다"며 부당함을 호소했다.
이어 "이 부당함에 대해 법원이 잘 밝혀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는 세 차례 공판준비기일을 거쳐 이날로 첫 공판기일을 잡았다. 이 대표가 이 사건으로 직접 법정에 서는 것은 이날이 처음으로, 재판부는 앞으로 격주로 금요일마다 집중 심리를 예고하고 있다.
애초 이 대표 측은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 등과 관련한 체포동의안을 압도적으로 부결시킨 뒤 사법 리스크 국면을 일단락하려는 구상을 가진 것으로 보여졌다.
하지만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비명계 30여 표가 이탈하는 상황이 벌어져 이날 재판 출석이 이 대표에게 큰 악재가 됐다. 검찰이 들여다보는 의혹이 한두 개가 아닌 탓에 이 대표는 앞으로도 검찰 수사, 재판 출석이 줄이을 것으로 보인다.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런 상태로는 내년 총선을 제대로 준비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자연히 대표직 사퇴 압박 또한 시간이 갈수록 강해질 수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지방자치단체 운영에서 벗어나 제1야당 대표로 움직이고 있는 이 대표가 변화된 리더십을 보여야 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과거 '사이다 화법'으로 대중의 지지를 받고, 정무 메시지보다 민생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이제는 당내 화합, 소통을 위한 내부 메시지에도 힘을 실어야 한다는 맥락에서다.
특히 대표직 사퇴를 요구하는 비명계 주장이 거세지고 동조하는 의원 수가 늘어나면 당의 내홍이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본다.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의 비명계 의원을 향한 무차별 공세에 이 대표가 자제를 당부한 것은 리더십 변화의 조짐으로 읽힌다.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지지층을 바탕으로 비명계를 배제하며 똘똘 뭉치는 방식으로는 위기 돌파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 도지사 시절과 달리 제1야당 대표의 정치적 위상은 진영 전체를 대표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진정성 있게 당내 단합과 소통을 바탕으로 여의도 문법에 맞는 리더십을 보여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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