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당뇨병 환자 절반 이상 비만 동반…63.3% 복부비만

당뇨병 예방·관리 위해 비만 관리 중요…당뇨병 약제에 따라 체중 증가·감소 가능성
비만대사수술치료, 당뇨 호전되는 비율 80%…수술 전후 다학제적 진료 권고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최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우리나라 성인 및 중·고등학생의 비만 유병률'에 따르면 2011년 31.4%였던 만 19세 이상 성인의 비만율은 2021년 37.1%로 10년 새 5.7%포인트(p) 증가했다. 특히 성인 남성의 비만 유병률은 같은 기간 35.1%에서 46.3%로 증가해, 10명 중 4명 이상이 비만이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급격히 증가했다. 비만은 여러 가지 질환의 위험인자로서 제2형 당뇨병을 비롯해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관상동맥질환 및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을 높인다. 즉 비만 인구 증가를 토대로 향후 당뇨병 유병률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으며, 비만 관리는 당뇨병 관리를 위한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비만 진단법은?

비만은 단순히 체중이 증가된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건강에 유해할 정도로 지방 조직이 과도한 상태'를 의미한다. 지방세포는 잉여 에너지를 중성지방으로 효율적으로 저장하며, 필요한 경우 저장된 에너지를 통해 에너지 항상성을 유지하게 도와주기 때문에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고지방·고칼로리 위주의 식사와 함께 상대적으로 신체활동이 줄어들어 에너지 소모가 부족하게 되면 문제가 생기게 된다. 지방이 축적되면서, 여러 질환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비만 측정은 키와 몸무게를 이용한 체질량 지수와 허리 둘레 측정, 지방분포 등으로 진단할 수 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분류 방법은 체질량 지수와 허리 둘레에 따른 분류법이며, 인종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지방 분포를 알기 위해 복부컴퓨터 단층촬영, 이중에너지 방사선흡수측정기(골밀도검사기) 등을 시행할 수도 있다.

◆당뇨병 환자들의 비만 유병률은?

지난 2021년 비만학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비만유병률은 36.3%(남자 46.2%, 여자 27.3%)이다. 비만인 경우 정상 체중에 비해 2형 당뇨병 발생률이 2.6배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그렇다면, 반대로 당뇨병 환자의 비만유병률은 어느 정도일까? 지난해 대한당뇨병학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당뇨병 유병자 중 절반 이상인 54.4%가 비만을 동반하고 있으며, 2단계 이상의 비만을 보이는 경우는 12.9%였다.

허리둘레를 기준으로는 당뇨병 유병자의 63.3%가 복부비만을 동반했다. 남성은 62.2%, 여성은 64.6%로 여성이 더 높은 복부비만율을 보였다.

김미경 계명대 동산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당뇨병 유병자들의 비만 유병률은 일반 인구에 비해 더 높음을 알 수 있다"며 "당뇨병의 예방과 관리를 위해선 비만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뇨.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의학 영양요법과 운동요법

당뇨병 치료를 위해선 기본적으로 생활 습관 교정이 필요하다. 비만 관리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니며, 건강한 식사와 적절한 운동요법이 선행되어야 한다.

대한당뇨병학회의 '2021년 당뇨병 진료 지침'에 따르면 비만한 2형 당뇨병 환자는 의학영양요법과 운동 요법으로 체중을 5% 이상 감량하고,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체중을 감량하려면 에너지 섭취를 줄여야 하는데 다양한 식사 방법을 통해 에너지 섭취는 줄이고 탄수화물·지방·단백질의 비율은 개별화해 영양적으로 균형 잡힌 적절한 식단을 선택해야 한다.

또한 생활의 일부로 즐길 수 있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유산소 운동은 중강도로 하루에 30~60분 주당 5회 이상, 근력 운동은 8~12회 반복할 수 있는 중량으로 8~10 종목을 1, 2세트 실시하고, 주당 2회 실시하는 것이 권고된다. 감량된 체중을 유지할 때는 중강도의 신체활동을 주당 200~300분 정도 하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다만 당뇨병이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금기되는 운동이 있기 때문에 주치의와 상담 후 운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물치료

생활습관 교정으로도 체중 감량이 되지 않으면, 보조요법으로 항비만제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항비만제를 시작하고 3개월 내 체중이 5% 이상 감소하지 않으면 다른 약물로 변경하거나 약물치료를 중단해야 한다.

이 밖에 당뇨병 약제를 선택할 때도 약물에 따라 체중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약제 중 메트포민, SGLT2 억제제, GLP-1 수용체작용제는 체중 감소 효과가 있다.

반면 DPP-4억제제는 체중에 영향이 없고 인슐린, 설폴님유레아 및 싸이아졸리딘다이온은 체중을 증가시킬 수 있다.

김미경 계명대 동산병원 교수

◆비만대사수술치료

체질량지수가 30kg/㎡ 이상인 2형 당뇨병 환자가 비수술 치료로 체중 감량 및 혈당조절에 실패한 경우 비만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기존 체중 감량을 위한 비만수술은 여러 가지 연구결과를 통해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에 호전을 보이면서, '대사수술'이라고 불린다.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나고 대사 지표들이 호전되면서 당뇨병을 포함한 여러 비만 관련 합병증이 개선된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발표되고 있다.

당뇨병이 호전되는 비율은 수술 방법에 차이가 있지만 80% 정도이다. 수술 이후 영양 부족 등을 교정하고,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비만대사수술의 효과와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술 전후로 다학제적 진료를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움말 김미경 계명대 동산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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