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대구역 개통 1년] 광역철도-대구산업선-공항철도 다 통하는 '서부권 교통허브'로

동대구역보다 가깝고 쾌적한 역사…주차장, 편의시설 부족 등 개선 필요
복합환승센터 구축 2028년 완공 목표… 역세권 개발사업 속도 내야

서대구역 개통 1주년을 앞둔 25일 오후 서대구역 주차장이 차량들로 가득 차있는 모습이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서대구역 개통 1주년을 앞둔 25일 오후 서대구역 주차장이 차량들로 가득 차있는 모습이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지난 25일 오후 서대구역에서 내린 이용객들이 버스정류장에서 대기 중이다. 김윤기 기자

주말은 맞은 지난 25일 오후 서대구역 일대는 기차에 오르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기차 출발 시각이 20분 남짓 남은 시각, 택시나 자가용에서 내린 사람들이 제각기 배낭이나 여행용 캐리어 등을 끌면서 줄지어 대합실로 가는 에스컬레이터에 올랐다.

택시 승강장에는 승객을 태우려는 택시가 장사진을 이뤘고, 주차장에는 '만차' 표시에도 서너 대의 차량이 대기하고 있었다. 오는 31일 첫돌을 맞은 서대구역이 동대구역과 더불어 전국 철도 교통망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었다.

모임 참석차 부산에 가려 서대구역을 처음 찾았다는 A(60·북구 태전동)씨는 "동대구역은 너무 멀어 가기 힘들었는데 서대구역이 생겨서 좋다"며 "신축 역사라 시설도 깔끔하고 앞으로도 자주 이용하고 싶다"고 했다.

◆대구권광역철도, 대구산업선, 대구경북선 줄줄이 예정

서대구역은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대구권광역철도는 물론 2027년 개통 예정인 대구산업선과 대구경북신공항으로 이어지는 대구경북선 등 주요 노선이 모두 집결하는 미래 교통허브로 계획됐기 때문이다.

대구 서부권 주민들의 고속철도 갈증을 풀어준 서대구역은 계획으로만 남은 '서대구화물역'에서 출발했다. 서구 이현동 경부선 철도변 부지에 1996년 12월부터 2007년 6월까지 486억원을 투자해 화물역사, 내륙 컨테이너 기지, 컨테이너 야적장 등을 건설하는 게 골자였다. 당시에는 민간사업자 부도 등으로 무산됐으나 사업 부지는 서대구역 탄생의 주춧돌이 됐다.

서대구역은 대구 서·남부권 지역주민들의 철도 접근성 개선이라는 임무를 받아 2015년 말 건설이 최종 확정됐다. 사업비 1천81억원을 들여 2019년 3월 착공했고 3년 만에 지상 4층, 연면적 8천726㎡ 규모의 선상 역사로 건설돼 지난해 3월 31일 개통했다.

서대구역의 본격적인 도약은 내년 12월로 예정된 대구권 광역철도 개통 이후가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기존 경부선 여유용량을 활용한 대구권광역철도 건설사업은 대구광역경제권 활성화 및 대구경북 상생발전을 도모하는 사업이다. 구미~사곡~북삼~왜관~서대구~대구~동대구~경산역을 지나며 국가철도공단이 2019년 3월 착공해 현재 역사, 궤도, 차량기지 설치 등이 진행 중이다. 2024년 연말 공사준공이 예정돼 있다.

'대구광역권'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어주는 광역철도 운행이 시작되면 이를 이용한 출퇴근 수요는 물론, 서대구역에서의 고속열차 이용수요도 동반 상승할 수 있다.

서대구역과 대구국가산단을 잇는 총연장 36.4㎞의 대구산업선 철도 건설도 2027년 개통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다수의 알짜 기업들과 함께 젊은 층의 새 둥지로 떠오르는 대구 서남부권이 서대구역과 직결된다.

66.8㎞ 구간으로 서대구-대구경북신공항-의성을 잇는 대구경북선 철도 역시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된 상태다. 사전타당성조사 및 예비타당성조사 등을 거쳐 사업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서대구역이 기점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5일 오후 서대구역에서 승객들이 기차에 탑승하려고 플랫폼 방향으로 이동중이다. 김윤기 기자
지난 25일 오후 서대구역에서 내린 이용객들이 버스정류장에서 대기 중이다. 김윤기 기자

◆정차횟수·연계교통망·편의시설·주차장 개선해야

서대구역이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개선해야 할 부분도 많다. 이용객들은 계획 당시 목표였던 40회에도 못 미치는 고속열차 정차 횟수를 늘리는 게 급선무라고 입을 모은다.

경기도 성남에서 회사에 다니며 대구 부모님 댁을 자주 방문한다는 B(34) 씨는 "서대구역 개통 이후 종종 이용하고 있는데, SRT는 하루에 상·하행 각 5편 밖에 없어서 시간대 선택하기가 어렵다. 특히 평일 막차는 오후 5시 30분이라 직장인들은 거의 이용이 불가능하다"며 "기차를 놓쳤을 때 대응하기도 어렵고, 선택권이 늘어나면 좋겠다"고 했다.

시내 버스노선과 주차 공간 확충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정차하는 버스는 급행8번, 204번, 234번, 240번, 309번, 524번, 서구1, 서구1-1번, 성서3번 등 9개 노선으로 동대구역의 3분의 1 수준이다. 거리상으로는 동대구역보다 서대구역이 가깝더라도, 연계 교통망이 부실해 동대구역을 향하는 사람이 적잖다. 주차장도 남측(171면), 북측(49면) 등 220면에 그쳐 주말이면 이용이 어려운 수준이다.

역사 주변 인프라도 동대구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서대구 역사 내 편의시설은 편의점 1곳, 일식 메뉴를 파는 일반음식점, 제과점 겸 커피전문점 1곳, 무인 로봇카페 1곳이 전부다. 주변을 둘러봐도 온통 산업단지인 탓에 식당 등 편의시설을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 25일 서대구역을 찾은 C(33·서구 내당동) 씨는 "아직 역 주변에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식당이나 카페 같은 것들이 더 생겨야 하고 대중교통망도 확충됐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코레일 유통 관계자는 "역사 4층에 카페 겸 푸드코트 매장이 5월 중 개장을 목표로 개점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 매장을 마지막으로 상업시설 임대는 모두 이뤄졌고 개점 시기를 가급적 당기려고 노력 중"이라고 했다.

서대구역 개통 1주년을 앞둔 25일 오후 서대구역 서울 방면 승차장이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지난 25일 오후 서대구역에서 승객들이 기차에 탑승하려고 플랫폼 방향으로 이동중이다. 김윤기 기자

◆복합환승센터 구축 및 역세권개발도 과제

지지부진한 복합환승센터 건립과 하·폐수처리시설지하화 등을 골자로 하는 서대구역세권 개발 역시 서대구역 활성화를 위한 필수과제다. 대구시는 2030년까지 서대구역 일대 66만㎡를 개발해 복합환승센터, 공원, 문화체육시설, 주상복합건물 등을 조성하는 서대구역세권개발을 추진 중이다. 다만 민관공동 방식으로 추진하던 사업을 대장동 사태 등 여파로 공공주도 방식으로 전환해 숨을 고르고 있다.

서대구역세권 개발사업은 앞으로 5단계로 나눠 토지소유권 등 구역별 특성을 반영해서 추진될 전망이다. 대구시는 가장 시급하고 공공성이 높은 3만2천㎡규모의 복합환승센터 건립은 국비와 시비 기금을 투입해 25년 착공,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우선 진행하기로 했다. 복합환승센터는 건축비만 5천억원이 투입된다. 서대구역 남측에 인근의 북부·서부정류장, 서대구고속터미널 등이 옮겨 오는 형태다.

서대구 하·폐수처리장 통합지하화 사업도 지난해 9월 협상대상자를 지정한 데 이어 올 하반기 중 협상을 완료해 사업시행자를 확정하고 내년 설계를 거쳐 2025년 착공, 202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대구역을 1~2㎞ 거리에 두고 조성된 평리뉴타운이 이달부터 줄줄이 입주를 앞둔 점도 서대구역 활성화 및 역세권 개발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역사와 가장 가까운 1천418가구 규모의 공동주택 단지가 이달부터 입주를 시작했고 내달 중 856가구 규모의 단지가 추가로 입주를 시작한다. 내년 하반기까지 3천가구 이상이 추가로 입주해 서대구역 배후수요 증가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서대구역 네거리 일대에 3만294㎡ 규모로 들어서는 '서대구역 광장' 조성사업도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총 사업비 755억원이 투입돼 내년 7월까지 1광장을 만들며 2025년 2광장, 2026년쯤 3·4 광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최근 대구시가 염색산단 이전을 본격 검토하고 나선 것도 호재로 꼽힌다. 이전 여부도, 후적지 개발 방향도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재 시설을 유지하는 것보다는 서대구역세권 개발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업이 진행될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권오환 대구시 도시주택국장은 "시 부지인 서대구역 남측 역세권 개발은 환승 시설, 청년 및 기업 지원 시설과 같은 공공기능을 중심으로 2025년 착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라며 "속도감을 높여 조금이라도 빨리 시민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서대구역 개통 1주년을 앞둔 25일 오후 서대구역 서울 방면 승차장이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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