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강남판 GTA? "만취 30대男, 택시기사 폭행 후 차 훔쳐 몰다 다른 택시 타고 귀가"

게임 GTA5 속 택시를 훔치는 장면. 자료사진. GTA5 화면 캡처
게임 GTA5 속 택시를 훔치는 장면. 자료사진. GTA5 화면 캡처

만취한 30대 남성이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택시 기사를 폭행한 다음 차까지 훔쳐 그대로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이후 다른 택시를 타고 집에 무사히 귀가했다가 뒤늦게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강도상해 혐의로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11일 전인 지난 18일 오후 9시쯤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택시를 타고 가던 중 행선지 관련 문제로 기사와 언쟁을 벌였다. 이어 A씨는 택시 운전자의 뺨을 때리고 발로 배를 가격하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당시 술에 잔뜩 취해 있었던 A씨는 택시 기사가 경찰에 신고를 하려고 인근 편의점에 들어간 사이, 택시 차량을 그대로 운전해 도주했다.

A씨는 1km 가까이 택시를 몬 후, 차를 버리고 다른 택시를 잡아타고 귀가했다.

경찰은 CCTV 자료와 신용카드 결제 내용 등에 대한 분석을 거쳐 범행 열흘 만인 어제(28일) A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경찰은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이 사건은 흡사 유명 게임 'GTA'(Grand Theft Auto) 시리즈 속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가상의 도심에서 각종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이 게임에서는 이번 사건처럼 택시 기사를 폭행한 후 택시를 훔쳐 운전할 수 있다.(위 사진 참조)

▶비슷한 사건은 지난해 6월에도 발생했다.

부산에서다. 부산판 GTA였다.

당시 부산 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50대 남성 B씨는 지난해 6월 26일 오전 2시쯤 부산시 동구 좌천동 5부두 인근 도로에서 70대 택시기사 C씨를 폭행한 후, C씨를 차에서 내리게 해 직접 택시를 몰고 도주(도로교통법 위반, 강도상해 등)했다.

당시 택시를 빼앗긴 운전사 C씨는 사건 현장 남쪽 부산역까지 걸어가 경찰에 신고했고, 이어 경찰은 사건 발생 5시간여 후인 같은날 오전 7시 50분쯤 사건 발생지 옆동네인 동구 초량동에서 B씨를 붙잡았다.

B씨의 범행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29%로 추정됐다. 이는 검거 당시 측정한 B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에다 체중·경과시간 등을 감안해 계산한 수치로,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증거 인멸 시도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훔친 택시를 자신의 주거지 인근에 주차한 후, 택시 블랙박스의 메모리카드를 꺼내 버렸던 것.

C씨는 안와골절 및 코뼈가 부러지는 등의 부상을 입었다.

좀 더 앞서선 2020년 6월 8일 인천시 중구에서 주취 상태의 50대 남성이 운전 중인 택시기사를 폭행한 후 차량 위에 올라가 난동을 부려 차도 파손했고, 이틀 뒤인 6월 10일 강원도 춘천에서는 역시 만취한 30대 남성이 택시 기사를 폭행한 후 택시를 빼앗아 몰다 교통사고까지 냈다.

이들 4건 사건의 공통점은 30~50대 남성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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