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 총리, '제주 4·3 홀대론' 고개…'맨손 분향'에 추도사서 뜬금없는 '반도체' 언급까지

한 총리, 묵념 타이밍도 못 맞춰…유족들로부터 따가운 시선

한덕수 국무총리가 3일 오전 제주시 명림로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추념사를 대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3일 오전 제주시 명림로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추념사를 대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 4·3 추념식에 윤석열 대통령을 대신해 찾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맨손'으로 분향하고 행사와 거리가 먼 추도사를 언급해 유족들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다.

한 총리는 지난 3일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75주년 추념식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윤 대통령부터 여당 지도부가 대거 불참한 가운데 한 총리가 참석했기에 더욱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행사 진행 도중 한 총리의 행보를 두고 논란이 불거졌다. 한 총리가 흰 장갑을 끼지 않은 채 헌화와 분향을 하는가 하면, 맨손으로 향을 집어 향로에 넣기도 했다. 지역 매체에 따르면 역대 정부 대표단 가운데 맨손으로 참배에 나선 건 인사는 한 총리가 처음이라는 전언이다.

미디어제주에 따르면 제주도민사회에서는 "장갑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것은 실수일 수 있지만, 국가 추념일 행사인데 정부와 여당이 4·3 추념식을 너무 소홀히 대하는 것 같다"며 불만을 표했다.

이날 한 총리의 행보는 이뿐만이 아니다. 제주 4·3 행사와 동떨어진 내용의 추도사를 발언한 것도 문제로 꼽혔다. 한 총리는 윤 대통령의 추념사를 대독하면서 "IT 기업과 반도체 설계기업 등 최고 수준의 디지털 기업이 제주에서 활약하고, 세계의 인재들이 모여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4·3 추념식에서 뜬금없이 '반도체' 얘기가 나오자 유족들 곳곳에서 한숨이 터져 나왔고, 일부는 '저게 무슨 소리냐'며 볼멘소리를 내기도 했다.

아울러 한 총리는 묵념 타이밍도 맞추지 못해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오전 10시 정각에 사이렌이 울렸는데, 수천명의 참석자들이 모두 일어나 묵념하고 있었지만 한총리는 뒤늦게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한편 최근 한 총리는 '돌덩이' 발언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지난 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윤석열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배상 해법안 직후 이뤄진 한·일 정상회담 성과를 평가하던 도중 "가장 큰 돌덩이를 치웠다"고 말해 비판을 받았다.

당시 돌덩이를 강제징용 피해자를 지칭한 게 아니냐는 야당의 질의에 한 총리는 "(그런) 의도가 아니다. 의도를 자꾸 곡해하지 말라"며 "한일 관계를 악화시켜 과거에 발목 잡히게 만드는 문제를 돌덩이라고 표현했다. 강제징용 피해자와 국민을 지칭한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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