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으로 세상을 떠난 피해 학생의 재판을 수임하고도 3회 연속 재판에 불출석해 항소 기각이라는 패소 결정을 받아들게 만든 권경애 변호사가 유족에게 '고맙다'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유족들은 권 변호사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며 대한변호사협회에 제명을 요구하고 있다.
피해 학생의 어머니 이기철 씨는 1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그저께(8일) 저녁에 문자가 하나 왔는데 내용이 '고맙습니다'(였다)"며 "저도 궁금하고 황당해서 '뭐가 고마운데요'라고 보냈다"고 말했다.
이 씨는 권 변호사가 '고맙다'고 한 데 대해 "기사 중 '유족들이 권경애를 겨냥한 보도 멈춰달라고 했다'는 것들이 있는데 그런 게 고맙다고 한 것 같다"며 "(어처구니없는 재판 기각 사태를) 고맙습니다, 이렇게 단문장으로 얘기해야 될 일인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권 변호사가 '3년에 걸쳐서 9천만 원을 갚겠다'고 각서를 쓴 것인지에 대해선 "그냥 헛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다"며 "지난 3월 31일 권 변호사를 만났는데 '두 번 불출석으로 취하됐다'고 해 진짜 억장이 무너져 '종이에 써라. 당신이 뭘 잘못해서 내딸 주원이를 말아먹었는지, 어떻게 책임질 건지 종이에 써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당장 이 사건 어떻게 할 거냐, 책임 어떻게 질 거냐 하자 '지금 형편이 안 돼서 연말까지 어떻게 해드리겠습니다'고 말하더라, 금액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9천만원은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대한변호사협회가 권 변호사 징계개시 절차를 시작한 일에 대해선 "징계는 단순히 꼬리자르기다. 기득권층인 법조인들은 잘못한 것에는 엄청나게 관대하고 빠져나갈 구멍만 만들어져 있는 것이 징계다"라며 "중징계해봐야 고작 변호사직 정직 3년이고 그 뒤엔 다시 할 수 있는데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영구제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변호사협회도 "연대해서 책임을 져야 되는 사람들"이라며 이번 일은 '미안하다' 한마디로 끝내고 말 일이 아니라 전체 변호사, 사법질서 울타리에 있는 모든 이들이 잘못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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