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국 국빈 방문 이틀째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오찬에 참석,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서 랄프 퍼켓 주니어 예비역 육군 대령, 앨머 로이스 윌리엄스 예비역 해군 대령에게 우리나라 최고 무공훈장인 태극무공훈장을 친수하고, 고 발도메로 로페즈 해병 중위에게는 조카인 조셉 로페즈가 참석한 가운데 훈장을 추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훈장 수여를 위해 퍼켓 대령의 휠체어를 끌고 직접 무대로 이동, 눈길을 끌었다.
랄프 퍼켓 대령은 1950년 11월 25일 미 제8군 유격중대 중대장(중위)으로 참전해 평안북도 소재 205고지 진지를 6회에 걸쳐 사수하고 대원들의 목숨을 구했다.
엘머 로이스 윌리엄스는 1952년 11월 적군 미그15기 7대와 교전 끝에 4대를 격추시켜 6.25전쟁이나 베트남전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전공을 세웠고, 고 발도메로 로페즈 중위는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에서 수류탄을 몸으로 막아 부하들의 희생을 막았다.
이날 오찬에는 한미 양측의 참전용사를 비롯해 참전용사의 유족과 주한미군 복무 장병, 양국의 경제동맹 주요 인사 등 한미동맹의 과거·현재·미래를 상징하는 360여 명의 인사가 참석했다.
찰스 브라운 공군참모총장, 리사 프렌체티 해군참모차장,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커티스 스카파로티·존 틸럴리 전 한미연합사령관, 버나드 샴포우·마리클 빌스 전 미8군사령관 등 미국 전현직 장성들이 대거 함께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워싱턴D.C. 한국기자단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미국 현역 장성들이 많이 와서 총 20개의 별이 뜬다고 한다"며 "외국 정상이 오는 행사에 이렇게 많은 미국 장성들이 많이 오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한미동맹의 상징인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의 외손자 조셉 맥 크리스천 주니어와 백선엽 장군의 장녀인 남희 씨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찬사를 통해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한국전 참전용사의 희생을 잊지 않고,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글로벌 리더 국가로 발돋움한 대한민국의 눈부신 번영은 미국의 수많은 젊은이들의 희생과 헌신 위에 서 있다"며 "자유를 지킨다는 사명 하나로 전혀 알지도 못하는 나라,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국민을 위해 고귀한 희생을 하셨다"고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중심에 한미동맹이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피로 맺어진 한미동맹은 70년 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이며 강력한 동맹 관계를 만들어 왔다"며 "대한민국은 자유를 위해 함께 싸운 여러분의 헌신과 우정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울러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자유, 인권, 법치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국가들과 연대해 세계시민의 자유 수호 확대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그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신뢰와 믿음을 통해 견고한 자유 수호 동맹으로 더욱 발전해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오찬사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악수를 하며 인사하다 헤드 테이블로 가 조셉 맥크리스챤 주니어와 악수하며 "외조부가 북한의 남침을 막아내는 데 큰 역할을 하셨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오찬엔 미 포로·실종 장병을 추모하는 빈 테이블이 마련됐다. 포로·실종 장병이 언젠가 돌아오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마련한 테이블이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추모 테이블로 이동해 촛불 점화 후 목례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아침 워싱턴 D.C.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탑에 헌화하면서 방미 이틀째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알링턴 국립묘지에는 미군 의장대 90여명과 군악대 50여명이 도열했고, 윤 대통령 도착에 맞춰 묘지 인근에서 예포 21발이 발사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무명용사탑 헌화 후 전시실에서 한국전 참전영웅을 기리는 기념패를 증정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기념패는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더 이상 잊혀지지 않을 것입니다(We will never forget, forgotten no more)"라는 문구와 함께 한·미 양국 국기 및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로고를 새겨 전통 자개 바탕으로 제작됐다.
윤 대통령은 "1864년부터 자유와 평화를 위해 헌신한 미군 용사 22만여 명이 안장된 미국인들의 성지인 알링턴 국립묘지에 서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며 "이곳에는 한국전쟁에 참전해 전사한 분도 다수 안장돼 있어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해 자유와 평화를 위해 헌신한 미군 용사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국립현충원과 비슷한 알링턴 국립묘지는 남북전쟁, 제1·2차 세계대전, 베트남 전쟁, 한국전쟁 등 참전용사 약 21만5천여명이 안장돼 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