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대상포진의 무서운 합병증 '대상포진 후 신경통'

대상포진 발진 사라진 후에도 통증 지속되는 상태…1~3개월 후에도 통증 지속
'화끈거리는 느낌', '전기 통하는 느낌' 등 다양…삶의 질 저하
진통제 투여, 신경 차단술 병행하기도…초기에 치료 받는 게 중요

신경통.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신경통.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대상포진은 과거 수두바이러스가 신경절(말초신경계의 구성 요소 중 하나로, 많은 신경세포체들의 집합)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이 저하되는 경우 다시 활성화되면서 나타나는 질병을 말한다. 신경의 분포를 따라 증식해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피부세포를 감염시켜 피부에 발진을 유발한다.

대상포진을 앓고 나서 분명 피부병은 나았는데, 계속 통증이 있어서 약을 먹는다는 경우를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대상포진을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하는 이유이다.

◆20%가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진행

대상포진은 대부분 왼쪽이면 왼쪽, 오른쪽이면 오른쪽과 같이 어느 한쪽으로 발진이 나타나게 된다. 고령, 만성질환, 면역결핍 질환, 항암치료 또는 스테로이드 치료 중인 상태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피로 등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20~30대의 젊은 사람도 대상포진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대상포진에 의한 피부 발진이 모두 사라진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보통 발진 후 1~3개월이 지나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진단하고 있다.

대상포진을 앓는 환자 가운데 약 20%의 환자가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진행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바이러스로 인해서 손상된 신경이 충분히 회복되지 못하거나, 회복 과정에서 신경의 변성이 일어나면 신경통으로 진행하게 된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증상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통증 정도는 간질거리거나 조금 불편한 정도에서부터,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해도 견딜 수 없는 정도까지 매우 다양하다.

일반적인 통증이 아닌 신경통이기 때문에 환자들은 '마치 불에 타는 듯 화끈거린다'거나, '전기가 통하는 듯하다'라는 등의 표현으로 통증을 묘사하기도 한다.

이소영 대구가톨릭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옷이 스치거나 바람이 닿기만 해도 아프다고 하는 '이질통'을 보이기도 한다"며 "더 심각한 문제는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이러한 상태가 평생 지속될 수 있으며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다"고 설명했다.

대상포진.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대상포진.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예방법은?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대상포진 후 신경통에서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예방법은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일단 대상포진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대상포진이 발생했을 때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서 신경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대상포진을 예방하려면 가장 기본적으로 스트레스나 피로를 최대한 피하고, 균형 있는 식사와 충분한 휴식을 통해 우리 몸의 면역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방접종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방접종을 통해 50%에서 90% 이상까지 대상포진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대상포진에 걸리더라도 대상포진을 약하게 앓고 지나갈 수 있다.

현재 시판된 대상포진 백신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하나는 약독화 생백신이고 나머지 하나는 최근에 출시된 유전자 재조합 백신이다. 각각 장단점이 있고, 적용할 수 있는 대상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충분한 설명을 듣고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많은 사람들이 한번 대상포진을 앓으면 다시 걸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원래 대상포진이 발생했던 부위나 다른 부위에 대상포진이 또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대상포진을 앓은 사람도 대상포진 예방접종의 대상자가 될 수 있다.

이 교수는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몸 상태와 대상포진 발병 시점으로부터의 시간 등을 고려해서 예방접종 받을 시기와 백신의 종류를 결정하는 것을 권유 드린다"고 말했다.

이소영 대구가톨릭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이소영 대구가톨릭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72시간 이내 항바이러스제 투여해야

만약 대상포진이 발생했다면, 혹은 의심이 된다면 반드시 빠른 시간 내에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대상포진이 결국 신경에서 시작된 질병인 만큼, 바이러스가 많이 증식하고, 염증 반응으로 신경의 손상 정도가 커지게 되면 신경통을 앓게 될 확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대상포진의 골든 타임이라고 하는 '발진 발생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심한 통증이 동반되는 환자는 진통제 투여뿐만 아니라 신경 차단술도 함께 시행할 필요가 있는데, 이는 통증을 억제하고 손상을 받고 있는 신경으로 충분한 혈류를 유지해 추가적인 손상을 줄이기 위함이다.

아직 대상포진으로부터 회복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기 단계라면 만성 통증으로 완전히 고착화되는 상황을 방지하고, 후유증이 남더라도 가능한 한 약한 정도의 통증이 될 수 있도록 치료 방향을 정하게 된다.

완전히 만성 통증이 된 경우에는 통증의 강도를 줄이는 데 집중해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치료하고 있다. 약물로서는 신경병증성 통증에 사용되는 항경련제나, 삼환계 항우울제와 같은 약을 진통제와 함께 사용하게 된다.

통증의 정도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신경 차단술을 병행하기도 하는데, 경막외 신경 차단술이나 말초 신경 차단술, 때에 따라서는 고주파열응고술로 치료를 한다.

이 교수는 "대상포진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는 합병증이 무섭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대상포진이 의심된다면 괜찮아지겠거니 생각하거나 참지 말고 빨리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도움말 이소영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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