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빈 수레만 요란, 밑지는 장사"…尹 방미 혹평

"도청 의혹, 협상 무기인데…외교적 스킬 부족"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서해피격수사에 대한 공식입장문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두고 "현찰 주고 어음을 받은 셈으로 밑지는 장사였다"고 혹평했다.

윤 의원은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번 정상회담 총평'을 묻는 진행자에 "한 문장으로 평가한다면 빈 수레가 요란하다, 그 말이 딱 맞다"며 "우리가 준 건 명확히 보이는데, 받은 것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회담"이라고 평가했다.

윤 의원은 "동맹이라는 게 본질적으로 목표가 신뢰에 기반해서 상호 번영이 돼야 하는데 이번 회담이 과연 그런 지 볼 때는 점수를 매기기가 곤란할 정도"라며 "잘 한 게 뭐가 있을지 찾기가 솔직히 어렵다"고 거듭 비판했다.

그는 '핵협의그룹(NCG)을 성과로 볼 수 있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일종의 약속 어음을 받은 것"이라며 "좋게 표현하면 동맹을 지키겠다는 의지지만 나쁘게 표현하면 말 그대로 '립 서비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한미 양국은 상호 방위조약에 따라 전쟁이 나면 자동 참전되는 상황이다. 그래서 실효가 크게 없다"면서 "북한 핵 공격에 대한 핵 보복 공격도 논의 됐던 것 같은데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핵 공격을 받는 순간 한반도는 모든 게 끝이다. 좁은 한반도 땅덩어리에서 어디는 살고 어디는 죽는 것이 없다. 모두가 죽는 거고 핵 공격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에 조치해야지 막고 나서 때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핵잠수함 등 전략자산을 정례적으로 배치한다고 하는데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 돈 결국 우리가 부담하는 거다. 그리고 핵잠수함이 한반도에 정기적으로 들어오면 긴장도 함께 고조된다. 그로 인해 발생되는 경제적 손실도 온전히 우리 몫"이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또 "핵 보복 공격이라는 건 한반도가 같이 공멸하자는 거다. 독자적인 핵무장은 애초부터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 핵 개발의 경우, 우리가 북한처럼 국제적 제재를 받고 고립될 각오를 하지 않는다면 모를까 정상적으론 불가능하다. 실현 불가능한 안을 가지고 이야기를 했던 것"이라고 짚었다.

최근 논란이 됐던 '미국의 정보기관의 한국 국가안보실 도·감청 의혹'을 두고는 "협상의 무기인데 하나를 완전히 포기한 셈이다. 외교적 스킬이 좀 부족하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미국 NBC 방송이 공개한 윤 대통령과의 인터뷰에서 '친구 사이에 도청을 해도 되느냐'는 질문을 받은 점을 거론하며 "그게 가장 얼굴이 화끈거렸다. '친구끼리 도청해도 되냐'는 대단히 모욕적인 질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단히 모욕적으로 들렸다"며 "불법 도청에 대해 사과는커녕 항의조차 못하지 않았나, 이건 국격과 관련된 문제 아닌가라는 생각"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