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대학 10곳 중 9곳 "등록금 동결·인하"…1년 평균 등록금 680만원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앞에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학생들이 2023년도 학부 등록금 인상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4년제 대학 10곳 중 9곳이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4년제 대학생 한 명이 내는 평균 등록금은 대학 입학금 폐지로 입학금 실비용분이 등록금에 반영된 탓에 679만5천200원으로 작년보다 3만1천800원 올랐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4월 30일 '2024년 4월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2023학년도 등록금은 분석대상인 일반대학 193개교 중 176개교(91.2%)가 내렸다. 동결한 대학은 172개교, 인하한 대학은 4개교다. 등록금을 올린 대학은 17개교(8.8%)였다.

사립대학의 학생 1인당 평균 등록금은 757만3천700원으로 전년의 752만5천800원보다 4만7천900원 증가했다. 국공립대학은 전년 대비 9천900원 올라 420만5천600원으로 조사됐다.

소재지별 학생 1인당 평균 등록금은 수도권이 766만7천800원으로 비수도권 624만700원보다 높았다.

대학 대부분이 등록금을 올리지 못한 것은 정부의 제동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동결 기조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면서 등록금을 올린 대학이 국가장학금(2유형)을 지원받지 못하도록 했다.

정부의 대학 등록금 동결 기조에 현장 고심은 커지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물가상승으로 재정 상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대학 등록금은 15년간 큰 인상 없이 유지돼서다. 교육계에서는 재정난을 견디지 못하고 향후 등록금을 인상하는 대학이 속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은 17개교로 전체의 8.8%에 불과하지만 이는 지난해 등록금 인상 대학 수인 6개교보다 3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올해 등록금을 올린 대학은 경인교대·광주교대·대구교대·부산교대·전주교대·진주교대·청주교대·춘천교대 등 8개 국립대와 동아대·세한대 등 9개 사립대다. 교대의 경우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장학금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등록금 인상을 선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학의 등록금 인상 움직임은 앞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 2월 열린 대교협 정기총회에 참석한 대학 총장 114명 중 56명(49.2%)은 올해·내년 중 인상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십수년간 등록금이 동결되면서 대학 등록금이 재수학원 등록비보다 낮은 지경이 됐다"며 "아직 재정에 여유가 있는 대학도 있지만 지방 소재 대학의 재정 상황은 정말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정부 장학금 때문에 등록금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데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