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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24시간 아픈아이 지킴이"…구미 365소아청소년 진료센터 24시

24시간 운영되는 '365 소아청소년 진료센터' 존재만으로도 부모들에게 큰 안심
외래진료방식으로 운영하며 하루 최대 80명 소아청소년 환자 진료 나서

경북 구미시는 순천향대학교 구미병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 1월부터 24시간 공백없이 진료가능한
경북 구미시는 순천향대학교 구미병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 1월부터 24시간 공백없이 진료가능한 '365 소아청소년 진료센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3일 밤 11시 순천향대학교 부속 구미병원(이하 순천향대 구미병원) '365 소아청소년 진료센터'. 곳곳에서 아이 울음소리와 의료진을 찾는 부모들의 다급한 목소리가 센터 안에 가득했다. 연방 간호사들은 밀려오는 어린 환자들의 접수와 진료 준비를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이곳은 열 감기, 호흡곤란 등으로 긴박하게 병원을 찾은 아픈 아이들과 걱정을 한가득 안고 온 보호자들로 밤새 붐볐다.

이날 6살 여아의 열 감기로 진료센터를 찾은 보호자 A(40) 씨는 "지난해만 해도 아이가 아프면 칠곡경대병원을 가는 수밖에 없었다"며 "구미에 365 소아청소년 진료센터가 생기면서 많은 부모들의 걱정을 크게 덜어줬다"고 했다.

이날 자정에 가까워 5살 딸을 등에 업고 헐레벌떡 내방한 보호자 B(34) 씨 는 "더 이상 일반 병원의 진료가 불가능한 평일 밤이나 주말에도 아침까지 발을 동동 구르지 않아도 돼 정말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정부가 소아 의료체계 강화를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등 정부가 나서 소아 의료 공백 최소화에 행정력을 쏟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 구미의 '365 소아청소년 진료센터'(이하 365진료센터)는 소아 의료 체계에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소아청소년 환자들 대부분은 경증이지만 24시간 운영되는 365진료센터가 인근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부모들에겐 큰 안정감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365진료센터는 김장호 구미시장의 공약 중 하나로 순천향대 구미병원에서 시비 9억2천만원을 지원받아 올해 새해 첫날부터 24시간 운영되고 있다.

당초 전국적으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전문의 채용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구미시와 병원 측의 노력으로 정원 100%(전문의 5명, 간호사 8명)을 채웠다.

순천향대 구미병원에 따르면 365진료센터를 찾는 하루 환자수는 최대 80명에 달한다. 특히 구미를 넘어 김천, 상주, 의성 등에서도 환자가 밀려와 내방객 수는 더욱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65진료센터의 '진가'는 운영방식에서 여실이 드러난다.

순천향대 구미병원은 시간 지체가 잦은 응급실 구조보다는 외래진료 방식으로 운영, 경증 환자들의 빠른 처방을 돕고 있다.

365진료센터 측은 "소아청소년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대부분 증상이 경미, 평일 밤이나 주말에 찾는 증세가 약한 환자들에게 묶여 있는 시간을 최소화하고자 외래진료 방식을 택했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더해 구미시와 순천향대 구미병원의 든든한 지원 체계는 소아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며 전국적인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년 9억2천만원의 구미시 예산 지원을 바탕으로 순천향대 구미병원도 수익보다는 '소아청소년 응급 진료'에 초점을 맞춰 젊은 부모들과 소아 의료에 대한 의료 서비스 질을 극대화한다.

다만 매년 안정적으로 365진료센터가 운영되기 위해서는 전문의 확보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정원 순천향대 구미병원 응급의료센터장은 "지자체의 예산지원으로 24시간 운영되는 소아청소년 진료센터가 순항하고 있다"면서도 "지속적으로 365 소아청소년 진료센터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전문의를 확보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응급의학과 전공의 TO 확대, 응급의학과 전공의의 소아과 수련 등의 기반이 마련돼야 많은 응급실에서 소아청소년 대상으로 한 진료가 가능해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정원 순천향대 구미병원 응급의료센터장. 이영광 기자
이정원 순천향대 구미병원 응급의료센터장. 이영광 기자
경북 구미시는 순천향대학교 구미병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 1월부터 24시간 공백없이 진료가능한
경북 구미시는 순천향대학교 구미병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 1월부터 24시간 공백없이 진료가능한 '365 소아청소년 진료센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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