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0년 넘은 노후 하수관에서 대형 싱크홀 '펑'···도심 204곳 지반침하 위험(종합)

지난 10일 북구 팔달동서 대형 싱크홀 발생
대구시 "관련 부서 신설해 체계적인 관리 도울 것"

11일 오전 대구 북구 팔달동의 한 공중화장실 앞에서 전날 발생한 대형 싱크홀을 북구청 하수시설팀 관계자들이 긴급복구를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11일 오전 대구 북구 팔달동의 한 공중화장실 앞에서 전날 발생한 대형 싱크홀을 북구청 하수시설팀 관계자들이 긴급복구를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노후화된 하수도관으로 인한 대형 싱크홀이 또다시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발밑을 위협하고 있다. 대구시가 지하철과 상수도관이 매설된 곳 일대를 조사한 결과 200곳이 넘는 곳이 지반침하 위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북구청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5시 30분쯤 폭 2m, 깊이 4m의 대형 싱크홀이 도시철도 3호선 팔달역 인근 공터에 있는 공중화장실 앞에서 발견됐다. 싱크홀은 지나가는 시민의 신고로 알려졌고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당시 경찰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인도와 차선 1개를 통제했다. 전날 야간에 기본적인 안전조치를 마친 북구청과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북부사업소는 이날 오전 8시부터 보수 작업에 나섰다.

싱크홀은 노후화된 하수관으로 인해 지반이 약해져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북구청 관계자는 "30년도 더 된 노후 하수관에서 물이 새 인근 콘크리트 슬래브가 부식된 것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며 "하수관을 교체하고 향후 더 정확한 조사를 거쳐 시설물을 보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후 하수도관으로 인한 싱크홀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도 남구 대명9동 행정복지센터 인근 도로에서 가로 2m, 세로 4m, 깊이 0.7m 규모의 싱크홀이 발견되기도 했다. 당시에도 40년이 넘은 노후 하수도관이 사고 원인으로 꼽혔다.

노후 하수도관으로 언제 땅이 꺼질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지자체의 대처는 늦기만 하다. 지난해 대구교통공사와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가 도시철도 1, 2호선이 지나는 도로와 직경 500mm 이상인 상수도관이 매설된 곳을 조사한 결과 204곳이 지반침하 위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시급하게 공사가 필요한 '긴급등급'으로 분류된 곳은 153곳(75%)에 이른다. 구·군별로는 달서구가 50곳으로 가장 많고 남구(22곳)와 달성군(20곳)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후 하수관로를 주기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병곤 영남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지난해 1월부터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된 만큼 기존에 진행하던 노후 관로 조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정목 대구시 안전정책과장은 "지반침하 위험이 있는 곳은 집중호우기가 오기 전까지 보수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도시안전과 지하안전팀을 신설하는 등 8개 구·군이 노후 하수관로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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