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학생들에 '미모 여성 연락 주면 보답' 명함 뿌린 70대 노인…대구 '아이 낳아줄 여학생 구함' 현수막 사건 연상?

B씨가 대구 한 여자고등학교 앞에 설치한 현수막 내용. 실시간대구 캡처

서울 도심 곳곳 학교에서 여학생들만 골라 ''아름다운 미모의 여성 연락 주시면 서운치 않게 보답하겠다'는 문구 및 이름·연락처 등을 적은 명함을 뿌린 70대 남성 A씨가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다.

▶11일 서울 중랑경찰서는 A씨를 미성년자 약취 및 유인 혐의로 조사 중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월 4, 8일에 걸쳐 서울시 중랑구 신내동 소재 한 중학교와 아파트 앞 등에서 여학생들에게 이같은 명함을 배포했다.

A씨를 두고는 인근 초등학교 앞에서도 같은 명함을 뿌렸다는 제보가 한 아파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어졌다. 커뮤니티에서는 A씨가 놀이터 등지에서 명함을 돌리며 만난 여학생들에게 "와이프가 죽어서 외롭다" "만날 수 있느냐" 등의 말을 걸기도 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치매 증상을 보이는 할아버지가 명함을 뿌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경찰 연락을 받고 한 지구대로 온 A씨를 중랑경찰서로 임의동행했다.

B씨가 대구 한 여자고등학교 앞에 설치한 현수막 내용. 실시간대구 캡처

▶A씨의 이같은 명함 배포 행위는 지난해 3월 대구 달서구 한 여고·여중 앞에 걸렸던 현수막 사건도 연상시킨다.

남성인 노인들이 여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부적절한 내용을 담은 특정 매체(명함, 현수막)를 사용한 게 공통점이다.

59세 남성 B씨는 '아이 낳아줄 여학생을 구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세워둔 트럭 옆면에 걸었다.

현수막에는 '세상과 뜻이 달라 도저히 공부가 하기 싫은 학생은 이 차량으로 오라' '혼자 사는 험한 60대 할아버지(할아베) 아이 낳고 살림할 희생 좀 하실 13~20세 사이 여성분 구한다' 등의 내용이 적혔다.

결국 수사당국에 넘겨져 아동복지법, 옥외광고물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B씨에 대해 올해 4월 대구지법 서부지원 제5형사단독(김희영 부장판사)은 1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 성적 학대 행위에 해당한다.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전력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B씨의 정신질환 등 질병 이력도 고려돼 집행유예형이 선고된 것으로 보인다.

1심 결과에 검찰은 곧장 항소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범행으로 다수 아동들에게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줬음에도 공판 과정에서 학대의 고의를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았다.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죄에 상응하는 적정한 형의 선고를 구하고자 한다"고 2심행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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