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재명 양친 묘소 훼손' 주도·가담한 4명 '분묘발굴죄' 불구속 입건

경북경찰청, 다음주 중 80대 풍수지리 전문가와 문중 관계자 등 검찰 송치 예정
'생명기' 돌 처음 2개에 4개 추가 확보…돌에 한자 쓴 붓, 돌 묻고 찍은 사진도 확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전 대구 중구 민주당 대구시당 김대중홀에서 열린 대구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찾아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전 대구 중구 민주당 대구시당 김대중홀에서 열린 대구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찾아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기(氣)를 주겠다며 그 양친 묘소에 '생명기'(生明氣)를 쓴 돌을 묻은 혐의로 풍수지리 전문가와 문중 관계자 등 4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경북경찰청은 묘소 훼손 전 과정을 주도한 풍수지리 전문가 A(83) 씨, 이 대표 문중으로 알려진 B(70) 씨 등 2명을 분묘발굴 공동정범으로, 실행을 도운 60대 2명을 방조범으로 각각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5월 29일 정오쯤 경북 봉화군 명호면 관창리의 이 대표 양친 묘소 봉분 주변에 구멍을 파고 '생명기'를 쓴 돌 6개를 묻은 혐의를 받았다.

A씨는 지난달 초 "이 대표가 대통령 선거에서 낙선한 뒤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어려움을 겪자 이 대표에게 도움을 주고자 그간 내가 종종 행한 적 있는 '기 보충' 의식을 했다"고 언론과 경찰에 털어놓은 바 있다.

B씨가 '도움'을 제안해 A씨가 '기 보충' 실행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이 범행 당일 묘소 훼손 장면을 촬영한 사진, 돌에 한자를 쓸 때 쓴 붓 등 범행도구, 포렌식 자료 등을 바탕으로 이들 범행을 입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들 진술을 바탕으로 돌 4개를 추가 발견하면서 처음 나온 돌 2개까지 모두 6개의 돌을 확보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경찰은 '무덤 주변을 훼손해 죽은 이에 대한 추도 감정이나 분묘의 평온을 해친 이에 대해 분묘발굴죄를 적용할 수 있다'는 판례에 비춰 이들의 입건을 결정했다.

경찰은 다음주 중 이들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으로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3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다 경북 봉화군 명호면 관창리 자신의 부모 묘소가 훼손된 모습 사진을 공개했다.

당시 이 대표는 "이곳은 1986년 12월 아버님을 모시고, 2020년 3월 어머님을 합장한 경북의 부모님 묘소"라며 "봉분 위에서 몇몇이 다지며 뛴 듯, 봉분이 낮아질 만큼 꼭꼭 눌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변) 의견을 들어보니 일종의 흑주술로, 무덤 사방 혈자리에 구멍을 파고 흉물등을 묻는 의식"이라며 "무덤의 혈을 막고 후손의 절멸과 패가망신을 저주하는 흉매(또는 양밥)라고 한다. 저로 인해 저승의 부모님까지 능욕당하시니 죄송할 따름"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를 '사자(死者)에 대한 테러'로 규명하고 고발 의사를 밝혔다.

이에 경찰은 강력범죄수사대 등 5개팀 30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편성, 현장 감식과 주변 CCTV 분석, 주민 탐문 등 방법으로 사건 발생 경위와 사실관계를 수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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