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기·가스료 인상에 지역 산업계 "당장 기계 돌리기도 부담"

kWh 당 8원, MJ 당 1.4원 올라

정부가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을 인상하기로 한 15일 오후 대구 동구의 한 아파트에 전기 계량기가 설치된 모습. 16일부터 전기요금은 kWh(킬로와트시)당 8원, 가스요금은 MJ(메가줄)당 1.04원 오른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정부가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을 인상하기로 한 15일 오후 대구 동구의 한 아파트에 전기 계량기가 설치된 모습. 16일부터 전기요금은 kWh(킬로와트시)당 8원, 가스요금은 MJ(메가줄)당 1.04원 오른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전기·가스요금 인상으로 대구지역 산업계의 부담도 커지게 됐다. 이제 막 코로나19 터널을 지난 지역 산업계는 원자재 가격 상승의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공공요금 인상 악재까지 맞게 됐다.

정부는 16일을 기점으로 전기요금은 ㎾h(킬로와트시)당 8원, 도시가스 요금은 MJ(메가줄) 당 1.04원 인상한다고 15일 밝혔다. 공공요금 동시 인상은 중소 제조업이 많은 대구 산업계에도 타격을 주는 소식이다.

전기료 인상은 최근 일부 지역업체의 원사공장 가동 중단으로 연쇄 영향을 받는 섬유업계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원사 수급 불안에 인력난을 겪는 상황에서 전기료 인상이라는 삼중고까지 떠안게 된 것이다. 섬유업은 원사를 이용해 직물을 짜고, 봉제하는 과정에서 돌리는 기계로 인해 전기를 많이 쓰는 업종이다.

대구염색산단 한 섬유업체 대표는 "원사 수입업체를 찾기도 바쁜데 전기료 인상 소식까지 들려 경영이 더욱 어렵게 됐다"며 "이제는 월 전기료를 가늠하기도 어렵고, 당장 기계를 돌리는 것도 부담이 커졌다"고 토로했다.

전기 사용량이 많은 제조업체의 걱정도 크다. 대구제3산업단지 한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관계자는 "전기 요금을 올리면 다른 비용도 연동해 오르게 된다. 제조원가가 오르다 보면 결국 기업 경쟁력 감소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다른 산업기계 제조업체 관계자는 "2020년부터 급격히 오른 원자재 비용 현실화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인상으로 제조원가만 또 오르게 됐다"며 "규모가 있는 기업은 자구책을 마련해 살아남겠지만, 대책 없는 인상은 작은 기업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고 했다.

철강업계는 전기로 사용 업체를 중심으로 제품 가격 인상이 전망된다. 현대제철은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연간 500억원의 전력비가 더 투입될 것으로 보이면서 제품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내 최대 철강사인 포스코는 전기로가 아닌 고로 중심 사업 기반인 데다, 자체 전기 생산 비중이 높아 이번 전기요금 인상에 직접적인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위기다.

지역 산업계는 이번 요금 인상에 우려를 나타냈다. 대구성서공단 관계자는 "안 그래도 코로나 때문에 기업들이 헤매고 있다가 이제 기지개를 켜보려는 찰나에 요금 인상 소식은 악재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권금용 대구시 에너지산업과장은 "지역에 전기를 많이 쓰는 메이저 대기업은 없어 당장 우려할 부분은 크지 않다"면서도 "이번 인상이 지역에 미칠 영향에 대해 꾸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21년 기준 국내에서 산업용 전력을 가장 많이 사용한 삼성전자는 이번 인상으로 연간 약 1천473억원의 전기요금을 더 부담하게 됐다. 2위인 SK하이닉스도 약 737억원을 더 부담할 처지에 놓였다. 정부는 연내 전기·가스요금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어 기업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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