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이 푸름을 더해가는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합니다. 시대가 변하며 가족의 의미와 형태가 달라지고 있지만, 우리는 누구나 가족에서 나왔고 가정을 이루며 살아간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나태주 시인은 저녁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을 '행복'이라고 했습니다. 우리의 세상, 우리의 행복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이 바로 가족 아닐까요? 여러분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인가요? 가족에 대한 우리의 시선과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하는 두 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가족의 행복을 위한 관계의 처방전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가정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뤄진다고 하지요. 공부든 일이든 가정이 화목해야 의욕이 생기고 능률이 오르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입니다. 특히 아동·청소년기에 가족 내에서 유대감을 형성하고 소통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스트레스를 잘 이겨내고 학습 능률이 오른다는 수많은 연구 결과들은 화목한 가정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끝없는 갈등과 문제를 안고 있는 것처럼 가족이라는 작은 사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에게 가족은 사랑과 평화를 느끼는 소중한 보금자리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상처와 짐의 근원이기도 합니다. 가족이라고 엮인 관계가 힘이 되기도, 짐이 되기도 하는 애증의 모습이 공존하는 것이지요.
'가족 공부'(최광현 지음)는 가족이 언제나 화목할 수만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오히려 더 여유 있게 가족의 문제와 갈등을 위해 애쓸 수 있다고 말합니다. 책에서는 부모와 자녀, 부부라는 가족 소우주가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만든다고 이야기하며 친밀해서 오히려 외면하기 쉬운 가족의 마음을 세심히 들여다 볼 것을 제안합니다. 가족상담 전문가인 저자는 우리 마음에 생긴 가장 깊은 상처는 대부분 가족과 연결돼 있다고 말하면서 오랜 기간 가족문제를 다루며 쌓아 온 풍부한 경험과 상담사례를 책에 담아냈습니다.
'가족 공부'에서는 모든 세상을 비추는 거울인 가족이 건강한 관계로 거듭날 수 있는 처방전은 '어린 시절의 나와 직면할 수 있는 용기', '상처받은 나를 사랑하는 마음'임을 강조합니다. 나의 내면이 건강해질 때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한 내일을 약속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내면을 세심히 보듬어 주는 마음이 어우러질 때, 나를 사랑하며 세상과 건강하게 마주하게 하는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존재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자녀와 가족을 최우선으로 꼽을 것입니다. 우리가 매일 일터에서 고군분투하면서도 또 다른 내일을 살아가는 원동력을 얻는 것 역시 가족이 그 이유인 경우가 많지요.
'헬프 미 시스터'(이서수 지음)는 가족과 자신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도전에 발걸음을 내딛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약물 성범죄를 당할 뻔한 뒤 회사를 그만둔 수경, 그런 딸의 곁을 지키는 엄마, 이렇다 할 직장 없이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아버지, 이익보다 손실이 더 큰 전업투자자 남편까지... 마음 한 편에 깊은 상처를 남긴 사건을 겪은 가족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는 사회 현실과 맞물려 생각할 거리를 안겨 줍니다.
무너져 가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나를 지키기 위해 일상으로 돌아오려 하는 수경을 중심으로 가족들은 다시 마음을 모읍니다. 도무지 앞을 내다 볼 수 없을 것만 같았던 가족은 생계 유지를 위해 각자가 할 수 있는 플랫폼 노동에 뛰어듭니다. 언제 부서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위태로웠던 그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고 의지하며 더욱 단단하게 성장해나갑니다.
저자는 가족이란 '불행한 미래를 함께 방어하는 존재'라고 말합니다.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높고 낮은 파고를 손잡고 함께 넘어가는 단 하나의 존재가 바로 '가족'이라는 것이죠. 수경 가족의 좌충우돌 도전기는 불행한 상황에서도 서로를 다그치지 않고 서로가 서로에게 손을 내미는 따뜻한 연대의 힘을 보여줍니다. 세상의 풍파 속에서 가정의 울타리가 무너져 버린 안타까운 사연들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요즘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어쩌면 놓치고 있었을 지도 모를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입니다.
대구시교육청 학부모독서문화지원교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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