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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국 작가 "26개국 잇던 '융합'의 길…韓 '실크로드 전략' 편승해야"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실크로드, 길 위에 길을 열다' 주제 강연
3년 동안 4번에 걸쳐 실크로드 전구간 종주 경험 전해
교역로 통해 비단·향신료·茶 거래
길 따라 유지된 '평화 외교' 배워야

박순국 사진작가가 22일 매일신문 1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박순국 사진작가가 22일 매일신문 1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실크로드, 길 위에 길을 열다'를 주제로 강의를 열고 "당대 사람들이 어떤 지혜로 국가 외교를 펼친 건지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경희 매일탑리더스 디지털국장 제공

"실크로드 위에는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 종교가 모두 있었습니다. 물자가 오가면서 인류를 연결하고 오늘날 역사를 비추는 길이 됐죠."

박순국 사진작가가 22일 매일신문 1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실크로드, 길 위에 길을 열다'를 주제로 마이크를 잡았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이자 여러 대학교에서 강의를 진행하는 박 작가는 3년 동안 4번에 걸쳐 실크로드 전 구간을 종주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는 매일신문 도쿄 특파원과 사진부장, 편집위원, 전 경일대 교수 등을 지냈다.

"강연을 통해 가능하면 많은 걸 시각적으로 보여 드리고 싶은 마음"이라며 이야기를 시작한 박 작가는 "실크로드는 비단길이다. 실크로드를 종주하면 중국, 중앙아시아, 이란, 튀르키예를 지나게 된다. 이 교역로를 통해 비단과 향신료, 차, 모피, 금·은, 노예 등이 오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단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이름이 실크로드가 됐다. 비단은 중국에서 만들어져 실크로드를 타고 로마로 수출됐다"며 "비단이 부드럽고 고급스럽게 보이니 원로원 의원들이 옷으로 만들어 입었다. 상류층이 착용하다 보니 중국에서 생산한 가격의 1천 배가 넘는 고가에 거래됐다"고 말했다.

실크로드 유래에 관해서도 소개했다. 박 작가는 "정식 명칭은 독일 지리학자가 책을 내면서 독일어로 실크로드라는 뜻의 '자이덴 슈트라센'이라는 말을 먼저 썼고, 이후 그 제자가 1938년 책에서 실크로드라는 명칭을 사용했다"고 했다.

또 "중국에서는 한나라 장군 '장건'이 실크로드를 개척했다고 이야기한다. 한나라는 강성한 제국이던 '흉노'를 두려워해 이곳을 제압하려고 근처에 있던 월지국과 동맹을 맺고자 장군을 보냈다. 이 장군이 흉노에 잡혀 10년 동안 살다가 한나라로 돌아왔는데, 이 과정에 장군이 수많은 병사를 끌고 다니면서 길을 개척했고 무역로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중국과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이 품은 관광 자원과 역사에 관한 설명도 이어졌다.

박 작가는 "중앙아시아 5개국은 중국 국경을 접하고 있어 최근 주목받고 있다"면서 "우즈베키스탄에 있는 '히바'라는 도시는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우리나라는 문화재로 지정되면 사람이 살지 않도록 하고 보존하는데, 이곳에서는 사람들이 계속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여러 국가가 갈등을 겪고 국제사회가 빠르게 변하는 만큼 실크로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최근 미국에서 중국과 앞으로 사이가 좋아질 거라고 운을 띄웠다. 그러면 실크로드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 한국도 실크로드 전략에 편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실크로드가 수천 년 동안 유지됐다는 건 평화가 유지됐다는 이야기다. 전쟁을 한 기간보다 평화롭게 교류하면서 지낸 기간이 더 길다"면서 "실크로드에 26개국이 참여했다고 하는데, 당대 사람들이 어떤 지혜로 국가 외교를 펼친 건지 오늘날 참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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