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에 합산, 청구됐던 텔레비전 방송 수신료(KBS·EBS 방송 수신료)를 앞으로는 각각 따로 납부해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5일 전체회의를 열어 현행 '수신료-전기요금 통합징수방식'을 분리해 고지·징수하도록 하는 방송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심의·의결했다.
개정안에는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징수하는 전기 요금에 TV 수신료를 합산 청구하는 현재 관행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시행령 제43조 제2항을 기존 '지정받은 자가 수신료를 징수하는 때에는 지정받은 자의 고유업무와 관련된 고지 행위와 결합하여 이를 행할 수 있다'에서 '지정받은 자가 수신료를 징수하는 때에는 지정받은 자의 고유 업무와 관련된 고지 행위와 결합하여 이를 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로 개정했다.
현재 방송 수신료는 방송법에 따라 TV수상기를 소지한 국민이 매달 2천500원을 내야 한다. 한전은 전기 요금과 통합해 위탁징수하고 있으며 KBS와 EBS의 재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전은 월 2천500원 수신료 가운데 6%가량을 수수료로 받는다. 나머지 94% 중 91%는 KBS, 3%는 EBS에 각각 돌아간다.
수신료-전기요금 통합 징수방식은 1994년 도입돼 30여 년 간 유지됐다. 국민들이 수신료를 납부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거나 전기요금과 방송 수신료를 따로 납부하는 선택권이 없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또 방송 수신료 납부의무가 없는 경우에도 전기요금에 합산돼 수신료 징수의 이의신청, 환불과정에 어려움이 있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방송 수신료 징수업무를 위탁받은 한전이 전기요금 고지행위와 결합해 수신료를 고지·징수할 수 없게 된다. 개정안은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공포된 날부터 시행 예정이다. 이르면 이달 내 개정 시행령을 공포해 시행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실제 분리 징수 시행 시기는 조금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분리 징수 이행 방안을 KBS와 한전이 협의해 정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KBS와 수신료 징수 업무 수탁자인 한전에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협의해나갈 방침이다.
방통위는 "지금까지는 수신료 납부 의무가 없는 경우에도 수신료 징수의 이의 신청, 환불에 어려움이 있었다. 앞으로는 국민이 납부 의무 여부를 명확히 알고 대처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수신료 분리징수 논의는 대통령실 국민제안심사위원회가 지난 3월 9일~4월 9일까 'TV 수신료 징수방식 개선' 관련 국민참여토론을 실시하면서 시작됐다. 토론에서는 전체 투표수 5만8천251표 중 5만6천226표(96.5%)가 현행 통합 징수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현행 통합 징수 제도를 유지하는 입장(비추천)은 2천022표(3.5%)에 불과했다.
이후 대통령실이 지난달 5일 방통위와 산업통상자원부에 "수신료 분리징수를 위한 관계 법령 개정 및 그에 따른 후속조치를 위한 이행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하면서 본격화됐다.
주무부처인 방통위는 지난달 14일 권고 내용에 대한 전체회의 논의를 거쳐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했다. 관계부처 의견조회, 입법예고 등을 거쳐 이번 전체회의에서 심의·의결했다.


이런 가운데 KBS 측과 야당은 이번 개정안 의결에 반발하고 있다. KBS 측은 입장문을 통해 "공영방송 KBS에 대해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방통위는 공영방송의 존폐를 좌우할 수 있는 시행령 개정안을 행정절차법상 일반적인 입법예고기간 40일의 1/4에 불과한 10일의 예고만으로 통과시켰다. 당사자인 KBS의 의견진술 요청은 이유 없이 거부됐고, 징수 비용 급증과 현장의 혼란을 우려하는 한전의 의견마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30년간 적은 비용으로도 가장 효율적으로 대한민국 공영방송을 지탱해 온 재원 조달 체계를, 최소한의 사회적 논의나 대안 마련도 없이 이처럼 극도로 긴박하게 폐기해야만 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지난해 기준 KBS가 수신료로 벌어들인 수입은 6천935억원으로, 전체 수입(1조5천305억원)의 45.3%를 차지했다.
이날 의결에서는 대통령·여당 추천 위원인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과 이상인 상임위원만 찬성했다. 야당 추천 위원인 김현 상임위원은 표결에 불참하고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이날 회의에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승래·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방통위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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