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에 따른 산사태로 인명피해가 난 영주에서는 복구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7일 오후 1시 30분 영주시 장수면 갈산리 마을에는 제2신속대응사단 황금독수리여단 소속 장병 30여명과 주민들이 삽을 들고 토사가 밀려든 집안 정리에 나서고 있었다.
그 옆에서는 포클레인이 산사태로 무너진 주택 2곳의 잔여물을 덤프트럭에 옮겨 싣고 있었다. 요란한 기계음이 복구 작업의 시동을 알렸으나 말 그대로 이제 시작. 주택이 매몰된 곳으로부터 약 10m쯤 떨어진 집 바닥에도 흙탕물이 가득했고 주방과 안방 등에는 밀려온 토사물들로 가득했다.
집 안까지 들어온 토사를 치우던 장영덕(82) 씨는 평생을 함께했던 친구의 이름 석 자가 나오자 덜컥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산사태로 숨진) 저 친구 장가갔을 때가 선한데 이렇게 갑자기 떠나갈 줄은 몰랐다"며 "평생을 고생만 하다 이제 호강할 일만 남았는데 세상이 참 야속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푹푹 찌는 더위에 복구 작업에 나선 군 장병과 주민들은 뚝뚝 떨어지는 땀을 팔뚝으로 닦아내면서 쉼 없이 작업에 열중했다.
주민들은 언제 일상으로 돌아갈지 알 수 없어 걱정이 많다. 산사태로 건물 곳곳의 기반이 약해져 나중에라도 언제 집이 무너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복구작업을 하고 있던 주민 장모(51) 씨는 "우리집의 벽은 시멘트뿐 아니라 흙도 섞여 있어 이번 산사태로 건물이 많이 약해졌을 것"이라며 "복구공사 중에 전기와 수도 등도 고장 나 당장 집을 어떻게 수리할지 가장 큰 걱정이다"고 말했다.
현재 이 마을의 10여 가구는 인근에 갈미노인회관에서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산사태로 집 반쪽이 토사에 파묻혀 노인회관에서 지내게 된 한 주민 A(74) 씨는 "집 안은 괜찮은데 화장실이 있는 바깥쪽에 흙이 들어찼다. 이틀째 노인회관에서 자고 있고 오늘도 여기서 자야 한다"며 "20명 정도 함께 지내고 있는데, 아무래도 집에서 자는 것보다야 훨씬 불편하다"고 털어놨다.
영주시와 군 당국은 빗물이 휩쓸고 간 지난 15일부터 장수면 갈산리 현장에 매일 인력 20~40여 명과 덤프트럭 5대, 포클레인 3대 등을 투입해 집 위에 쌓인 흙더미를 파내고 있다.
영주시 관계자는 "어제와 오늘 비가 소강상태여서 영주댐 수위는 많이 내려갔고 특별히 위험하지는 않다. 내일 아침 비 예보가 있어서 그때 상황에 맞춰 위험 사항이 있으면 지정된 경로당이나 임시대피소로 주민들을 대피시킬 예정"이라며 "비가 많이 내리지 않는 이상 현재 복구 작업은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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