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냉천 주변. 강바닥을 파내고 주변으로 쇠말뚝을 박거나 간이 판막을 설치하는 공사로 오전부터 요란한 중장비 소음이 끊이지 않았다.
주변 아파트들은 저마다 지하주차장에 설치된 차수막을 다시 돌아보거나, 일찌감치 양수기 펌프가 가동하는지 점검하느라 분주했다.
냉천 하류 끝에 위치한 포스코 포항제철소도 평소와 다른 안전점검을 위해 많은 사람이 외부 벽을 따라 순찰에 나서고 있었다.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은 포항이 제6호 태풍 '카눈' 북상 소식에 '두 번의 피해는 없다'며 태풍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침수피해로 사상 초유의 가동중지 사태를 맞았던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정문~3문 각 출입구에 차수문(최소 20m·최장 29m)을 설치했다. 제철소 외부 높이 2m의 차수벽을 약 2㎞ 길이로 구축했다. 3문~압연 방류구 1.6㎞ 구간에는 판자모양의 '널말뚝' 4천여개를 세웠다. 2~3문에는 차수벽 앞 배수로 600m 구간을 추가 준설하기도 했다.
제철소는 자체적으로 자연재난 대응 매뉴얼을 기존 2단계에서 4단계로 세분·보완했으며, 냉천 앞 제방 1.65㎞도 보강을 완료했다. 지난달까지 변전소 등 핵심시설을 비롯한 공장 내부 1천400여곳에 관련 시설 설치를 마무리 지었다.
건축물 설치를 통한 침수피해 방지책 외에도 정전과 통신장비 마비를 우려한 대책도 세웠다. SKT·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 함께 통신설비에 배터리를 보강하고 긴급 투입이 가능한 발전기 106대도 설치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도 비상연락망 구축, 차수시설 예방점검, 배수로 확인, 상황실 운영 등 비상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태풍에 대비하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 주말부터 휴일을 반납하고 태풍 '카눈' 대책마련에 돌입했다.
특히,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9명의 사망자를 냈던 오천읍 냉천과 2천여명의 수재민이 발생한 대송면 칠성천은 주요 대상.
냉천과 칠성천 모두 재해복구구역으로 지정돼 1천700여원을 투입, 재해방지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행정절차를 이유로 정작 착공이 이뤄진지는 최근 1달여 전부터다.
시간이 모자란 탓에 경북도와 포항시는 지방하천 정비공사에서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
물길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천 아래 토사를 가장 먼저 파냈고, 이후 기존 제방을 임시로나마 복구했다. 하천 폭이 넓은 지역은 잠시 미뤄두고 폭이 좁고 유속이 빠른 곳을 우선 정비했다.
갑작스러운 침수로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던 아파트 지하주차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천읍 사고 아파트를 중심으로 1~2m 높이의 차수판도 설치했다.
7일 현재 한국농어촌공사와 협조해 지방하천 상류의 저수지 수위를 낮추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기존 배수로에 더해 펌프까지 담가 물을 빼내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포항시는 주말인 지난 6일부터 김남일 부시장 주재로 재난종합상황실을 가동하고 있다. 아울러 해병1사단, 남·북부경찰서, 남·북부소방서, 포항철강관리공단, 한국농어촌공사, 포스코 등도 함께 참석해 상황을 공유하고, 긴급 사항에 긴밀하게 협력해 대처하기로 했다.
시는 기상특보에 따라 비상근무 체계를 가동하며 상황에 따라 위험지역에 주민통행과 차량을 사전 통제하는 등 주민대피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재해취약지역 및 시설에 대한 예찰과 사전점검을 강화하고 긴급 안전조치를 실시하는 한편, 응급대처를 위한 인력과 장비를 충분히 확보하고 강풍 대비 옥외시설물과 공사장도 집중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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