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비 넘긴 포항·예천…"이번엔 조용히 지나가 다행"

포철 비상체제 후 정상업무 복귀…임시대피소 머물던 주민들 귀가

10일 대구 군위군 효령면 병수리가 태풍
10일 대구 군위군 효령면 병수리가 태풍 '카눈' 영향으로 하천 제방이 유실돼 물에 잠긴 가운데 축사에 소들이 고립돼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지난해 태풍 '힌남노'와 지난달 극한호우로 각각 큰 물난리를 겪었던 경북 포항시와 예천군은 제6호 태풍 '카눈'의 한반도 관통 소식에 어느 지역보다 긴장했으나 다행히 큰 피해 없이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났다.

포항시에 따르면 10일 오후 3시 기준 '카눈'으로 인한 평균 누적강수량은 180.9㎜다. 적지 않은 양이지만 지난해 9월 '힌남노' 당시 378.8㎜와 비교하면 47.7% 수준이다.

이날 오후 3시쯤 태풍이 소강 상태를 보이자 포항 시민들과 산업계는 비로소 한숨을 돌렸다. 지난해 수해 악몽을 잊지 못했기에 포항은 일찌감치 주민들이 대피하고, 공장들도 대비 태세에 들어갔었다.

작년 수백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던 포항 남구 대송면 주민 250여 명은 아침부터 인근 칠성천의 범람 위험으로 긴급 대피했으나 비가 그치고 주민대피명령이 해제되면서 속속 집으로 돌아갔다. 칠성천 수위는 한때 제방 상단에서 1m도 안되는 높이까지 차올랐다.

정오쯤 포항의 관문인 형산교 일대에 위험수위까지 물이 차올라 홍수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지만 이후 수위가 낮아지면서 우려스러운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해 가동 중단사태를 맞았던 포항제철소 등 철강공단 기업들도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다가 정상업무에 복귀했다.

지난달 중순 극한호우로 인한 피해를 복구 중인 예천군 역시 예상과 달리 태풍이 큰 피해 없이 지나가자 가슴을 쓸어내렸다. 나무가 쓰러지고, 일부 도로가 잠기는 등의 피해 신고는 있었지만 인명 피해는 오후 6시 현재 접수되지 않았다.

전날 오후 감천면과 효자면 등 11개 면에 주민대피 행정명령이 내려지면서 주민 780여 명은 면사무소, 마을회관 등에 마련된 임시대피소에서 태풍 상황을 지켜보다 이날 오후 귀가했다. 한 주민은 "태풍이 한반도를 관통한다고 해서 지난번 폭우 당시 기억이 떠올라 많이 걱정했으나 다행스럽게도 다소 조용하게 지나가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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