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성구 학원가서 흉기 난동...시민들 다시 한번 '화들짝'(종합)

대구 수성서, 흉기 난동 피의자 구속
학부모와 학생들 불안감 높아져
경찰특공대 투입한 특별치안활동도 계속돼

지난 8일 대구 수성구 학원가에서 흉기를 꺼내는 A씨의 모습. 대구 수성경찰서 제공
지난 8일 대구 수성구 학원가에서 흉기를 꺼내는 A씨의 모습. 대구 수성경찰서 제공

전국적으로 흉기 난동 및 살인 예고글이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대구 수성구 학원가에서 40대 남성이 행인들을 향해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시민들은 일상에서조차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며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13일 대구 수성경찰서에 따르면 40대 남성 A씨는 지난 8일 오후 12시 15분쯤 수성구 학원가 일대에서 31.5cm 길이의 중식도를 꺼내 행인들이 볼 수 있게 수차례 허공에 휘둘렀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주변 CCTV를 분석해 A씨가 탄 오토바이를 특정해 약 8시간 만에 경북 성주에서 A씨를 붙잡았다. A씨는 체포 당시 4종의 흉기 및 둔기를 소지하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누군가 전봇대 아래에 눈에 보이지 않는 실이 있으니 제거하라고 지시해 흉기로 전봇대를 긁었다'고 진술하는 등 정신질환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며 "음주 및 마약 간이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고 보다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처럼 학생들이 자주 다니는 학원가에서도 흉기 소동이 벌어지자 학부모들은 극심한 불안감을 호소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를 두고 있는 김모(43) 씨는 "아이들에게도 이런 일이 생기면 빨리 도망가라는 말 외에는 다른 교육을 할 수 있는 게 없어 안타깝다"며 "늘 아이와 함께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잇따르는 흉기 난동 탓에 대구 곳곳의 일상도 달라졌다. 이날도 동대구역 광장과 인근 삼거리에는 경찰이 타고 있는 승합차와 순찰차, 경찰특공대 차량 등이 배치됐다.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출입문 인근에서는 검은 조끼를 입은 보안요원들이 등장했다.

동대구역 역사 안에서 음식을 먹고 나오던 장희영(36) 씨는 "특별히 대비할 수 있는 건 없지만 괜히 이상행동을 하는 사람이 보이면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라며 "아까도 한 식당에서 30대로 보이는 남성이 음식도 덜 먹은 채로 엎드려 자고 있었는데 괜히 무서웠다. 역 안에 있는 노숙자분들도 평소보다 더 신경 쓰게 된다"고 했다.

버스터미널에서 만난 신지현(29) 씨는 "흉기 난동으로 불안한 마음은 크지만 호신용품을 들고 다닌다고 해서 제대로 된 방어가 될지도 의문"이라며 "그저 나에게 칼부림과 같은 일이 안 일어나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지난 8일 오후 12시 15분쯤 수성구 학원가 일대에서 31.5cm 길이의 중식도를 꺼내 행인들이 볼 수 있게 수차례 허공에 휘두른 혐의로 구속된 A씨가 검거 당시 소지하고 있던 흉기들. 대구 수성경찰서 제공
지난 8일 오후 12시 15분쯤 수성구 학원가 일대에서 31.5cm 길이의 중식도를 꺼내 행인들이 볼 수 있게 수차례 허공에 휘두른 혐의로 구속된 A씨가 검거 당시 소지하고 있던 흉기들. 대구 수성경찰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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