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안면인식장애’라서 ‘김문기 몰랐다’는 李의 낯간지러운 변명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사건으로 수사받다 극단 선택을 한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성남시장 때는 알지 못했다"는 기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안면인식장애'라는 자해성 주장까지 내놓았다. 이 대표는 11일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허위 사실 공표) 혐의 사건 공판에서 "정치인은 상대가 자신을 기억해도 자신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며 "행사에서 보거나 밥을 같이 먹었다고 해도 기억이 안 나 안면인식장애라고 비난받기도 한다"고 했다.

정치인은 수많은 사람을 만나기 때문에 일일이 기억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는 일반론일 뿐이다. 성남시장 시절의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의 관계는 이런 일반론이 통하기 어렵다. 상식적 기준에서 이 대표가 김 전 처장을 몰랐을 리 없음을 말해주는 수많은 정황 증거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변호사로 활동하던 2009년 지역 리모델링 간담회에 이 전 처장과 함께 참석했다. 그때 찍은 사진도 있다. 2015년 12월 성남시장 때는 김 전 처장에게 표창장도 줬다. 이는 "성남시장 시절 최대 치적"이라고 자랑했던 대장동 사업과 관련된 것이다.

더 확실한 정황 증거는 표창장을 준 2015년 1월 9박 11일의 호주·뉴질랜드 출장에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이 동행했다는 사실이다. 출장 기간 중 두 사람은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과 함께 공식 일정에서 빠져 골프를 쳤다. 뉴질랜드 공원에서 나무를 양쪽에서 감싸 안은 채 손을 맞잡는 사진도 있다. 김 전 처장은 출장 뒤 이 대표에게 수차례 대면 보고도 했다.

모두 이 대표가 김 전 처장을 알 수밖에 없음을 방증하는 사실들이다. 그럼에도 이 대표나 대표 측은 '몰랐다'로 일관한다.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이 함께한 사진이나 영상에 대해서는 '자세히 보면 눈도 안 마주쳤다'는 희한한 해명을 하기도 했다. 급기야는 '안면인식장애'라는 기상천외한 변명까지 내놓았다. 믿을 사람이 몇이나 될지 궁금하다.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지지율 열세를 겪고 있는 국민의힘에서 내부 분열이 심화되고 있으며, 특히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과 대장동 사건 국정조사 요구 속에 당의 단합이 요...
정부는 원·달러 환율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연금공단과 650억달러 규모의 외환 스와프 거래를 내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기금운...
과잉 진료 논란이 이어져온 도수치료가 내년부터 관리급여로 지정되어 건강보험 체계에 편입될 예정이며, 이에 대해 의료계는 반발하고 있다. 50대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