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업, 기업인!] 김창현 ㈜오대 대표 "車부품 든든한 캐시 카우, 항공 등 신산업 밑거름 됐죠"

"변화 적응은 곧 생존 문제, 사업 다각화로 미래 대비해야"

김창현 ㈜오대 대표.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김창현 ㈜오대 대표.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위기에 처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시대의 흐름을 읽고 새로운 기회에 올라타는 경우도 있다.

섬유 산업이 하락세에 접어들고 지난 20여년 간 대구를 지탱해 온 산업은 자동차 부품이었다. 전기차 등 미래모빌리티 전환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아나 '지역 산업이 재도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1978년 설립된 ㈜오대는 자전거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에서 자동차 부품을 거쳐 친환경차와 의료기기, 2차전지, 항공기 등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현재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미래를 위한 투자, 사업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 지난해 '오대금속'에서 '오대'로 사명을 변경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업종 다변화를 시도하면서 대외적으로 협업을 추진할 때 '금속'이 들어가 있다는 이유로 편견을 가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앞서 사업재편 승인기업으로 선정됐고, 부품을 제외한 다른 분야에서 성과가 나타나면서 이름을 바꿀 필요가 느꼈다. 다양한 가능성에 도전하고 유연하게 변하는 열린 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다만, 우리 기업의 기반이 오대금속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 사업 다각화가 눈에 띈다.

▶ 의료기기는 지난 2017년 시작했고 이제 매출이 발생하는 시점에 돌입했다. 코로나 영향으로 영업에 제한이 있었는데 작년 하반기부터 분위기가 달라져서 판매도 늘고 있다. 수익률이 좋은 편이고 시장 잠재력도 높아서 앞으로 기대감이 크다.

그렇다고 원래 사업을 등한시 하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 부품 매출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주력 제품은 엔진 트랜스미션인데 하이브리드차에 들어가는 부품이다. 최근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높아진 덕에 매출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수소차, 전기차 부품 개발도 지속하고 있다. 정밀가공부터 열처리까지 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어 품질력도 인정받고 있다. 자동차 부품은 신산업 진출을 하는데 있어 든든한 '캐시카우(Cash Cow)' 역할을 한다.

이를 기반으로 항공 부품사 지분을 인수했다. 앞으로 자동차 엔진은 점차 사라지겠지만 항공 분야에선 명맥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또 2차전지 양극재 첨가제를 개발해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 사업이 다양한데 주목하는 분야가 있다면

▶ 모발이식기 사업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연구개발을 통해 자동모발이식장치를 완성했고 자체 브랜드인 '인루트(INRUT)'를 출시했다. 인루트 제품을 통해 모발 이식시술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시술시간 감소로 모낭의 노출시간을 줄여 효과를 극대화한다. 미국 FDA, 유럽 CE 인증을 받아 국내 판매는 물론 해외수출도 이뤄지고 있다. 모발이식에 대한 수요가 높은 만큼 관련 시장도 확대가 예상된다.

- 미래모빌리티 전환 속도가 빨라지는데 부담은 없는지

▶전기차가 등장하고 점유율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일부 부품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내연기관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또 전기차의 경우 부품 개체 수가 줄어들고, 개별 부품을 조립하는 형태인 '모듈화'가 이뤄지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역할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주업종인 자동차 부품의 매출이 높고 향후 몇 년간 걱정이 없다고 해도 그 다음이 문제다. 사업 다각화에 힘쓰는 것도 같은 이유다. 당장 수익이 없더라도 앞으로 다가올 더 큰 리스크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에 안주해서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 사업 다각화에 있어 연구개발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다.

▶ 그렇다. 사실 중소기업 입장에서 R&D를 강화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비용 부담도 있고 불확실성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 과제를 수주하는 것이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공모 선정을 위해 사업 아이템 및 인력 구성에 공을 들이는 편이다. 선발 과정부터 사후 관리까지 엄격한 심사가 이뤄지지만 준비를 철저히 하고 연구개발에 집중한다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 물론 초창기엔 어려움도 많았지만 컨설팅을 받고 노력을 기울인다면 진입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의지가 중요한 것 같다.

오대는 2009년부터 기술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의료기기의 경우 현재 동구 의료R&D 지구에 별도의 연구소를 건설 중이고 내년 2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모발이식기 외 다른 의료기기 개발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 2세 경영인이기도 한데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이 있다면

▶ 선친께서 지역에서 기업을 일구고 자수성가를 하셨다. 적어도 부끄럽지 않은 경영인이 되고 싶었고 그래서 더 노력했다. 항상 근면함을 강조하셨기에 저도 성실하게 살아가려고 한다.

처음 경영을 시작했을 때 일부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수출로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독립성을 강화하고 수출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시행착오도 있었다. 주업종을 전환할 때 직원들 급여를 줄 형편이 되지 않아 파견을 보내기도 했다. 다행히 위기를 잘 넘겼고 지금까지 사업을 영위할 수 있었다.

기업을 구성하는 요소가 많지만 '조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자금이 부족해도 아이템이 좋으면 투자를 받으면 된다. 하지만 진짜 일을 하려면 결국 조직의 힘이 필요하다. 아무리 역량이 뛰어나도 개개인은 분명한 한계가 있다. 협업과 팀워크가 있어야 더 높은 목표를 바라볼 수 있다.

-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 '한 우물을 파라'와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을 들어봤을 것이다. 둘 다 맞는 말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한 우물을 파면, 그 분야에서 앞서나갈 수 있다. 다만 우물이 마르는 순간도 마주한다. 그때를 대비해 두 번째, 세 번째 우물을 준비해야 한다.

시대는 끊임없이 변한다. 변화에 대한 적응은 선택이 아니라 곧 생존의 문제다. 시대의 흐름을 읽고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기업의 존재 이유는 이윤 창출, 영속성이라 생각한다. 오래 가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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