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한국어 문장 구사력은 놀라웠지만 아쉬움도 남았다. 국내 최대 플랫폼 기업 네이버가 챗GPT의 대항마로 내놓은 초거대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 X(이하 클로바X)'의 첫 인상이다.
지난 24일 오후 4시 시범 운영을 시작했으나 사용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대기 등록을 해야 했다. 다음날 오후 7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는 메일을 받았다. 기존 네이버 아이디를 통해 로그인을 하자 '자유롭게 대화를 시작해 보세요'라는 안내 문구가 나왔다.
예문으로 제시된 '반려동물 영양제 추천 서비스 투자제안서 초안 간단히 써줘'를 입력하자 불과 10초 만에 완성된 보고서를 확인할 수 있었다. 회사와 서비스에 대한 소개, 시장 및 경쟁사 분석, 투자 유치 계획, 향후 계획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됐다. 시장 규모와 현황을 파악하고 사업 확장 전략을 내놨다.
답변으로 제시한 '서비스 고도화'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것을 요청하자 다시 새로운 답변이 돌아왔다. 인공지능(AI) 알고리즘, 사용자 경험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예시를 들어 밝혔다. 서비스 확장 시 고려해야 할 사항도 함께 제시했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폐 배터리 관련 사업 제안서'를 작성하라고 요구했다. 사업의 정의와 시장 분석, 계획, 마케팅 전략, 예상 수익을 나열했다. 특히 초창기 시스템 구축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고, 금속 성분 추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는 '예상 리스크'에 대한 의견이 눈길을 끌었다.
창작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광고 문구도 제작해봤다. '0칼로리 탄산음료 광고문구'를 입력하자 총 5가지 예문이 완성됐다. '톡 쏘는 맛 그대로, 칼로리는 0!', '건강한 다이어트를 시작하세요' 등 제품의 특성과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한 문장을 단번에 만들었다. 계절을 고려해 시원한 여름을 즐길 수 있다는 메세지를 전달할 것을 권하기도 했다.

당황스러운 순간도 있었다. 질문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엉뚱한 답을 내놨기 때문이다.
2박3일 대구 여행 계획을 잡아달라는 요청에 부산 해운대구를 코스에 포함시켰다. 대구를 키워드로 유명 여행지를 찾는 과정에서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 또 가을에 입기 좋은 셔츠를 추천해달라고 하자 결과를 찾지 못했다며 자켓을 제안했다. 이마저도 여름 의류, 선글라스 등이 섞여있어 의문을 자아냈다.
민감한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문에는 답변을 회피하는 경향을 보였다. "금리 인상이 언제까지 계속될까?"라고 묻자 "정확한 시기는 예측이 어렵다. 금융 전문가 의견을 참고해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답했다.
한편, 네이버는 시범 운영을 통해 사용자 의견을 수렴하고 오는 11월 클로바X의 기능 고도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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