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장기 연속 심전도 검사로 부정맥 검출률 높인다

장기 연속 심전도 검사기…전통적 심전도 검사법에 비해 간편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심전도 결과 분석…빠른 시간 판독 가능
"생애주기별 건강검진 항목에 심전도 검사 포함돼야"

신동구심맥내과 신동구 원장이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정맥에 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신동구심맥내과 제공
신동구심맥내과 신동구 원장이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정맥에 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신동구심맥내과 제공

최근 부정맥 진단 기술의 발달로 검출률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기존 검사 방법에 비해 작고 가벼운 패치 형태의 웨어러블 검사기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검사 편리성이 향상됐고, 일상생활 중 심전도의 장기 연속 측정 및 정밀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수도권 외 지역에서는 장기 연속 심전도 검사가 충분히 활성화되지 않아 처방을 위해 수도권으로 원정 진료를 떠나는 환자들이 많은 실정이다. 특히 장기 연속 심전도 검사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한 데이터 센터가 부족해 조기 진단 및 증상에 따른 빠른 처치가 중요한 부정맥 환자들에 대한 의료 공백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영남대학교병원장 출신인 '신동구심맥내과' 신동구 원장은 최근 '장기 연속 심전도 검사 데이터 분석 센터'를 열었다. 신 원장은 국내 최초로 환자 심장박동 패턴을 수학물리학적 방법으로 계산해 부정맥 발생을 예측하는 연구를 진행하는 등 심전도 데이터 분석을 통한 조기 진단을 위해 학술 연구에도 힘써 왔다. 매일신문은 신 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부정맥 조기 진단의 중요성과 효과적인 진단법에 대해 살펴봤다.

-부정맥이란 어떤 질환인가?

▶심장은 1분에 60회, 하루에 10만 번씩 규칙적으로 뛴다. 심장이 너무 느리거나 빠르게, 혹은 불규칙하게 뛰는 현상을 부정맥이라고 한다. 부정맥의 종류에는 심실세동과 심실빈맥과 같이 아주 위험한 부정맥에서부터 기외수축과 같이 다소 위험성이 낮은 여러 종류의 부정맥이 있다. 심방세동은 고령화사회로 진입하면서 유병률이 굉장히 증가했는데 뇌졸중과 심부전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부정맥이다. 부정맥에 따라 위험도, 예후가 천차만별이므로 전문가의 판단과 치료가 필요한 이유이다. 질환의 위험성에 비해 아직 부정맥에 대한 인지도가 많이 낮다.

-부정맥은 어떻게 진단하는가?

▶부정맥은 '증상이 나타나는 시점'에 심전도 검사를 하거나 장기간 모니터링으로 포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부정맥을 진단하는 통상적인 방법에는 심전도 검사와 24시간 측정하는 '홀터'(Holter) 심전도 검사가 있다. 그런데 심방세동과 같이 증상이 나타났다 금세 사라지는 부정맥이나, 일주일이나 한 달에 한 번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10초만 측정되는 심전도 검사나 24시간 홀터검사로는 부정맥을 발견하기 어렵다.

최근에는 3일 이상, 최장 14일 동안 심전도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기가 의료현장에 많이 도입돼 기존 검사 방법으로 발견하기 어려웠던 심방세동 검출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부정맥도 심방세동, 심실기외수축 등 종류가 다양한데, 어떤 부정맥인지 정확히 진단해야 그에 맞는 치료를 할 수 있다. 환자 역시 부정맥을 진단받았다면 구체적인 부정맥의 종류를 알아야 한다. 단순히 부정맥이라고 알고 있는 것보다 정확한 병명을 알았을 때 치료에 대한 인식과 관심도가 달라진다.

-장기 연속 심전도 검사란?

▶전통적인 검사 방법인 24시간 홀터 검사에 비해 최근 도입되고 있는 장기 연속 심전도 검사기는 비교적 간편하다. 피부 접촉면이 상대적으로 작아 상당히 편하고, 기존 홀터 검사와 달리 샤워 중에도 착용할 수 있는 제품이 있어 장기간의 검사 기간 동안 일상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영남권 대학병원에서는 장기 연속 심전도 검사기를 대부분 활용하고 있다. 식약처 허가를 받은 제품이 5가지 이상 있지만, 환자들의 인지도는 조금 낮은 상황이다. 앞으로 주된 부정맥 검사 방법으로 자리 잡지 않을까 싶다.

-최근 심장질환 전문 의원을 개원하면서 장기 연속 심전도 검사 데이터 분석 센터를 함께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장기 연속 심전도 검사기로 측정한 데이터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판독하는데, 최종적으로는 임상 의사의 분석과 진단이 필요하다. 현재 데이터 분석 센터는 서울에 한 곳 있고, 영·호남권엔 없다. 지방에도 센터가 있어야 장기 연속 심전도 검사의 활용도가 높아진다. 보통 검사를 마치면 결과가 나오기까지 일주일 정도 소요된다. 그 사이 중요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영남권에서도 빠르게 결과를 받아 신속히 치료를 시작할 수 있도록 데이터 분석 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데이터 분석 센터가 가까운 곳에 있으면 어떤 장점이 있나?

▶당일은 어렵더라도 3일 내에 결과를 판독해 의뢰한 병원에 전달할 수 있다. 30여 년간 부정맥 분야를 연구하고 진료를 봐 왔기 때문에 자신감 있게 데이터를 판독하고 있다. 환자 입장에서도 대학병원은 접근성이 낮고 비용도 많이 든다. 심장질환 전문 의원 겸 데이터 센터를 새로 열게 되면서 환자와 가까운 곳에서 부정맥 진료를 보고 전문적인 정보를 전달드릴 수 있어 보람된다. 장기 연속 검사 데이터를 분석하고 연구에도 활용해 우리나라 부정맥 현황 등 정책 변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데이터를 구축해 볼 계획이다.

-효과적인 부정맥 치료를 위해 개선되어야 할 점이 있다면?

▶현재 우리나라 생애주기별 건강검진 항목에 부정맥을 검사하는 심전도 검사가 빠져 있다. 요즘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심방세동 위험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 심전도 검사를 정기적으로 진행하지 않다 보니 증상이 없는 경우 모르는 채 지내다가 늦게 발견해 오시는 분들이 많다. 또한 유전성 부정맥은 젊은 사람에게도 나타날 수 있는데 심전도 검사를 할 기회가 없다. 심전도 검사가 필수 건강검진 항목으로 포함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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