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가 읽은 책] 사랑 그 아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괴테/ 김시오 옮김/ 한비미디어/ 2021)

독일 문학에서 독보적인 매김을 하는 대문호 요한 볼프강 괴테. 1774년 23살에 첫 소설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 작품은 2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고전 필독서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주인공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로 나누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어떤 독자는 사랑에 집착한 나머지 인생을 스스로 버린 나약한 인물로 평가한다. 어떤 독자는 세밀하게 표현된 베르테르의 절박한 감정에 공감하여 젊은 날의 벗어날 수 없는 아픈 초상으로 추모한다.

이 작품은 베르테르의 감당할 수 없는 내면의 고통과 슬픔을 다루고 있다. 괴테는 베르테르를 풍족한 가정에서 태어나 아버지의 유산을 상속받은, 무엇 하나 부족한 것 없는 젊은 청년으로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베르테르가 추구하는 삶은 먹고 사는 것에 있지 않았다. 존재에 대한 외로움을 가진 인물이었다. 어느 날 '로테'라는 여성을 만나면서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다.

작가는 베르테르라는 인물을 통해 사회와의 단절과 가장 가까운 사람의 배척이 한 인간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표현하고 있다. 또한, 타인에게 감정이 매몰되어 자신의 삶을 거는 행동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베르테르는 로테를 향한 사랑이 시작되면서 그녀 중심으로 삶이 좌지우지되기 시작한다. 로테가 미세하게라도 호의적으로 대하면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행복하다가도 반대의 상황이 벌어지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늪과 같은 감정의 불행을 느낀다. 더 나아가 베르테르는 자신의 존재 가치를 로테에게서 찾는다. 자신의 행복을 로테의 행동 하나하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걸어버렸다.

베르테르는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여 행복을 찾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위태로운지 보여준다. 우리는 자신의 행복과 존재의 의미를 외부가 아닌 내적인 삶에서 찾아야 평지풍파 속에서도 온전히 삶을 꾸리고 살아갈 수 있다. 그러면서도 "그것이 진정한 삶의 해답일까"라는 의문은 든다.

문학은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인간의 감정을 여과 없이 대변해 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의 가치가 선명하게 각인되고 인문학 고전으로 오늘날까지 필독서로 유명세를 이어가는지 모르겠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시간이 흘러 다시 읽어도 불면을 부르는 아픈 소설이다.

최중녀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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