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책] 사물의 지도

강재영 외 9명 지음/ 샘터 펴냄

1999년부터 열려온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올해 13회를 맞았다. 지난 1일 개막한 2023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사물의 지도- 공예, 세상을 잇고, 만들고, 사랑하라'를 주제로 삼았다. 전 지구적 환경 위기의 시대에 생명 사랑과 생태적 올바름의 실천윤리로, 자연과 노동 그리고 예술적 생산이 하나로 연결된 공예의 새로운 창의성과 가치를 조명한다.

이 책은 2023 청주공예비엔날레에 참여하는 작가들의 작품과 작업방식에 담긴 고유한 얘기를 전한다.

총 6개의 주제를 토대로, 인류 문명의 진화 과정 속에서 공예가 어떻게 진화했고 다양해졌는지를 살펴본다.

1장 '대지와 호흡하며 함께하는 사물들'에서는 대지, 즉 흙과의 호흡을 통해 서사를 완성해가는 작가들의 얘기를 만날 수 있다. 흙이라는 소재가 작가의 손을 만나 갖는 무한한 변형성과 가능성을 보여준다. 2장 '인간·자연·사물을 연결하는 무노하적 유전자와 맥락들'에서는 지역 특색이 묻은 전통적 공예 방식들이 현대적으로 어떻게 재해석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표현되는지 독자들에게 전한다.

또한 3장 '손, 도구, 기계, 디지털의 하이브리드 제작방식과 기술들'에서는 전통방식에서부터 현대 디지털 방식까지 다양한 제작방식을 기반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작가들을 조명한다. 4장 '기록 문화와 공예, 자연과 협업한 문명의 연금술사들'에서는 대한민국을 기록의 나라로 인정 받게 한, 인류 최초의 금속활자 책 '직지심체요절'의 제작 과정을 되짚어보고 기록 문화의 바탕에 존재해온 공예를 조명한다.

이어 5장 '생태적 올바름을 위한 공예가들의 실천'은 자연의 순환, 또는 자원의 순환이 예술가의 손끝을 통해 어떻게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되는지를 보여준다. 6장 '생명사랑의 그물망에서 지속되는 희망들'은 '그동안 공예가 인간중심주의를 강화하고, 천연자원의 남획에 일조해오지는 않았는가?'라는 깊은 반성에 기초해, 생명사랑을 기반으로 하는 이 시대의 새로운 공예 정신을 제시한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18개국 100여 명의 크리에이터들이 그리는 미래 공예의 지도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쳐볼 만하다. 특히 10월 15일까지 이어지는 청주공예비엔날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더욱 깊이 즐길 수 있게 돕는 책이기도 하다. 348쪽, 2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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