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책] 어제 어떻게 먹었나요?

안철환 지음 / 빨간소금 펴냄

안철환 지음 / 빨간소금 펴냄
안철환 지음 / 빨간소금 펴냄

'오늘의 나는 어제 먹은 밥.'

뭘 먹지만큼이나 왜, 언제, 어떻게, 누구와, 어디서 먹느냐도 중요하다. 같은 밥이라도 집에서 먹었는지, 식구들과 먹었는지, 혼자 먹었는지, 제 시간에 먹었는지, 야식으로 먹었는지에 따라 오늘의 나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 오늘날의 음식 문화는 '혼밥'과 '안전한 먹을거리'로만 상징된다. 이런 현상 속 왜, 언제, 어떻게, 누구와, 어디서 먹었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뭘 먹을까만 강조된다.

우리 시대 진짜 잘 먹고 잘 사는 법을 이야기 하는 책, '어제 어떻게 먹었나요?'다.

건강하게 장수하는 삶은 인류의 오랜 꿈이다. 여기에 젊게 사는 삶이 더해졌다. 젊고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 무엇보다 먹기가 중요하다는 건 이제 상식이다. 온라인상에는 많은 콘텐츠가 '잘 먹어 건강하게 사는 방법'을 쏟아낸다. 소식해라, 채소를 먹어라, 단 음식을 감가라 등이다. 이 역시 좋은 메시지이지만 중요한 것은 젊어지기 위해 좋은 먹을거리를 먹는 게 아니라 인생의 때에 어울리는 먹을거리를 먹어 나이에 맞게 사는 것이다. 뭘 먹지만큼이나 왜, 언제, 어떻게, 누구와, 어디서 먹지에 관한 앎이 중요한 까닭이다.

책의 저자 안철환 전통농업연구소 대표는 먹을거리에는 무궁무진한 자연의 기운이 담겨있다고 말한다. 먹을거리에는 인간의 노동뿐 아니라 토양, 기후, 다른 생명이 들어있기에 식사 때 우리는 단지 물질적인 재료만 먹는 게 아니라 자연을 먹고 관계를 먹는다. 안 대표가 '뭘 먹지?' 보다 '왜 먹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왜 다음에는 언제, 무엇을, 어떻게, 누구와, 어디서 먹을지를 순서대로 다룬다.

요즘 같은 때 이런 주장을 펼치면 코웃음 치는 사람이 많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ㅊ 저자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까닭은 바로 그동안 안 대표가 해온 실천 때문이다.

안 대표는 25년 동안 손수 농사짓고 거름을 만들고 전통 농업을 연구하고 농사 스승들을 찾아다니며 익힌 배움을 바탕으로 '잘 먹고 잘 사는 법'을 이야기한다. 자기 경험을 솔직하게 독자와 나누고 있는 셈이다. 240쪽,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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