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완공된 대구부산 고속도로에 이어 대구의 두 번째 민간 투자 고속도로가 될 '팔공산 관통 고속도로'를 두고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공존한다,
12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민간 투자 방식으로 팔공산 관통 고속도로 건설 사업을 추진 중이다. 대구 동남권과 대구경북신공항 간 직결 교통망이 될 이 도로는 동대구분기점에서 팔공산을 관통해 동군위분기점을 잇는 총 연장 25.3㎞ 구간으로 계획됐다. 2030년 신공항 개항 시기에 맞춰 개통하는 것이 목표고, 예상되는 총 사업비만 1조7천억원에 이른다.
대구시가 민간 투자 방식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빠른 속도'다. 정부 재정 사업으로 추진하면 '국가 제3차 고속도로 건설 계획(2026~2030년)'에 사업을 반영해야 하는데, 이 경우 2030년까지 고속도로 개통이 어렵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김대영 대구시 교통국장은 "정부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선 사전·예비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야 하는데, 이 경우엔 최소 2028년에 이르러야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사 기간은 5~6년 정도로 예상된다"라며 "반면 내년에 국토부에 민간 투자 사업 제안 신청을 하면, 1년 이내에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소 3년 이상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올 연말까지 사전 타당성 용역을 통해 최적 노선과 경제성 분석 등을 통해 구체적인 데이터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민간 투자 방식을 선택하면 여러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함은 물론, 시민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무료화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범안로나 개통 이후 5차례나 통행료가 인상된 앞산터널 등 사례만 봐도 민간 자본으로 만들어진 교통 인프라는 시민들에게 막대한 부담을 주고 있다"라며 "아울러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각종 특혜 논란이나 사업 자체의 위험부담까지 고려한다면 굳이 민자 고속도로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실제로 대구시의 추정에 따르면 팔공산 관통 고속도로를 민간 투자 방식으로 개통할 경우 예상되는 통행료는 2천440원으로 정부사업으로 추진할 때의 통행료(2천원)보다 약 20%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정치는 공산 관통 고속도로와 연결될 민간 투자 고속도로인 상주영천고속도로의 요금체계(기본요금 900원에 1km당 61.77원)에 대입한 결과로, 민간의 운영 기간과 이용 수요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권기훈 대구시의원(동구3)은 "이번 대구시의 결정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제 한 식구가 된 군위군과 가깝게 왕래할 수 있는 통로이자 국립공원으로 승격한 팔공산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고속도로가 주는 효용을 생각하면 하루빨리 만드는 길을 택하는 게 낫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아직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지 않은 시점인 만큼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윤대식 영남대 명예교수는 "민간 자본이냐, 정부 재정이냐는 옳고 그름이 아닌 선택의 문제"라며 "관련 사업에 대한 과학적인 데이터 수집이 선행돼야 한다. 이후 정확한 분석을 통해 어떤 선택이 합리적인지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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