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검찰 "이재명, 무기징역 선고도 가능해…범죄 사안 중대"

검찰 142쪽 구속영장 청구서에 이재명 범죄정황 기재
"인섭이형님 끼어있으니 신경써줘라"
김성태 얼굴 모른다던 이재명, 영장 청구서에는 "김 회장님, 고맙습니다"

단식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오후 동료 의원들의 중단 요청을 뒤로한 채 당 대표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단식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오후 동료 의원들의 중단 요청을 뒤로한 채 당 대표실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백현동 개발 특혜와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송금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두고 "최대 36년 6개월 징역형 또는 무기징역이 선고돼야 한다"고 20일 밝혔다. 불법 대북송금 의혹에 대해서는 "국제안보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142쪽 분량의 청구서에 이같은 조사 결과를 담았다.

검찰은 지난 18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 등과 관련해 이 대표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대표에게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배임)과 위증교사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뇌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했다.

◆ 백현동 개발 특혜 관련, "인섭이 형님 끼어 있으니 신경 써줘라"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따르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2015년 3월 민간업자 정바울 측이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사업에 참여하면 200억원의 확정이익을 보장하겠다고 제안했고, 이같은 사실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해당 내용의 보고를 받고 유 전 본부장에게 "백현동 개발사업은 인섭이 형님(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이 끼어 있으니 진상이(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하고 잘 이야기해서 신경 좀 써줘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구속영장 청구서에 썼다.

유 전 본부장이 공사가 배제된 이유를 이 대표에게 묻자 "그게 언제적 이야기인데 진상이가 이야기 안 했어? 그거 정 실장과 인섭이 형님이 다 이야기되어 그렇게 결정됐는데 못 들었어?"라고 반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은 아시아디벨로퍼가 이 대표 측근인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를 영입한 지 얼마 안 돼 성남시로부터 백현동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개발사업을 인허가받았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정 전 실장 또한 성남시 도시계획팀에 "인섭이 형이 백현동 개발사업을 하려고 하니 잘 챙겨줘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또 김 씨가 2016년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농성 중이던 이 대표를 위로차 방문했을 때 이 대표가 "형님, 나 때문에 고생이 많습니다"고 위로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백현동 특혜개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조사실로 향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백현동 특혜개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조사실로 향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대북송금, 한반도 위협하는 군사비용으로 사용됐을 수도

검찰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에게 "도지사의 방북을 도우면 쌍방울그룹은 30대 재벌이 된다"는 취지로 회유하며 방북 비용 대납을 요구했다는 내용도 담았다.

특히 이 대표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통해 대북송금 관련 경과를 수시로 보고받았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이 전 부지사는 2019년 1월 쌍방울과 북한 사이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논의 결과를 이 대표에게 전화로 보고했는데, 이 대표가 김 전 회장에게 "김 회장님 고맙습니다. 좋은 일 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영장에 담겼다.

이 대표는 검찰에 출석하면서 김 전 회장에 대해 "생면부지 얼굴도 모르는 조폭"이라고 관계를 부인한 바 있는데, 검찰은 이 대표가 거짓 진술을 했다고 판단한 셈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김성태를 통해 북측에 지급한 800만 달러가 한반도의 안보를 위협하는 군사비용으로 사용됐거나 사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대한민국 실정법 및 대북제재를 위반한 것을 넘어서 국제안보까지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이어 "피의자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그룹 사업 확장을 노리던 김성태를 '해결사'로 활용했고, 김성태는 그룹의 명운을 피의자에게 '베팅'하며 피의자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했다"며 "부패한 선출직 공직자와 부패한 기업인이 결탁한 후진적 정경유착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쌍방울그룹 관계자로부터 직·간접적으로 부정한 청탁을 받은 적이 없다. 북측을 비롯한 누구에게나 금품이나 이익을 제공하도록 지시, 권유, 부탁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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