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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흉물’ 정당 현수막, 지자체 철거 정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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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현수막들이 도심 흉물 대접을 받고 있다. 비방 또는 혐오 조장 내용들이 허다하다 보니 민망하고 불편하다. 정당들의 자정 작용을 기대했지만 백년하청(百年河淸)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구시 등 전국 지자체들이 정당 현수막 철거 조례 제정 등 정비에 적극 나섰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거리를 점령한 정당 현수막은 내용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거리의 신호등과 가로등은 물론이고 건물 외벽과 터미널에 이르기까지 무분별하게 걸려 있다 보니 교통 신호를 가리기 일쑤고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며 도시 미관도 해친다.

그 부작용에 대한 시민 불만과 반발이 쏟아지고 있지만 국회의원들은 오불관언(吾不關焉)이다. 당협·지역위원장이 현역 국회의원인 경우에는 제한 없이 현수막 게시가 가능한 데다 정치 후원금을 활용해 제작 및 게시 비용마저 댈 수 있으니 그들로서는 이만한 홍보 수단도 잘 없다. 반면, 정치 신인들은 단 한 장의 현수막도 못 내건다. 정당 현수막이 정치 기득권 공고화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셈이다.

최근 들어서는 행정력을 동원해 정당 현수막 정비에 나서는 지자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인천시와 울산시에 이어 대구시도 칼을 빼들었다. 행정 집행 근거로 대구시는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일부 개정 조례'를 마련했다. 시민들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도, 정작 행정안전부는 상위법(옥외광고물법)에 위반된다며 딴죽을 걸고 있다. 행안부가 인천시와 울산시를 상대로 관련 조례 무효 소송 및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는데, 이쯤 되면 국민이 아니라 국회의원들을 섬기는 부처를 자처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 지경이다.

대구시는 행안부로부터 소송을 당하더라도 정당 현수막 공해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음 달부터 각 구·군과 함께 정당 현수막 합동 정비 단속 기획단(TF)을 운영하는 등 상시 정비에 나서기로 했다. 행안부는 자신들이 인천시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 의해 지난달 기각됐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현역 국회의원들만 좋아할 뿐 모든 국민들이 싫어하는 정당 현수막 공해를 더 이상 두고 볼 수는 없다. 이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국회는 현행 옥외광고물법을 서둘러 개정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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