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중교통전용지구 14년 만에 일부 해제…시민 반응은 '극과 극' [영상]

중앙로 북편 구간 한시적 해제…오늘부터 모든 차량 통행 가능
중앙선 넘어 추월도 심심찮게 발생
동성로 상권 활성화 기대…보행자 안전 대책 필요해
市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교통 혼잡 최소화 할 것"

1일 오전 9시쯤 대구 중구의 대중교통전용도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는 행인 사이로 택시가 지나가고 있다. 대중교통전용지구 일부 구간이 해제돼 일반 차량도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이날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지나는 행인과 택시들이 뒤엉키는 위험천만한 상황도 연출됐다. 한소연 기자
1일 오전 9시쯤 대구 중구의 대중교통전용도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는 행인 사이로 택시가 지나가고 있다. 대중교통전용지구 일부 구간이 해제돼 일반 차량도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이날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지나는 행인과 택시들이 뒤엉키는 위험천만한 상황도 연출됐다. 한소연 기자

1일 오전 9시쯤 찾은 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 이날부터 일반 차량 출입이 가능해지자 왕복 2차로의 좁은 도로에 차들이 몰려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시내버스 여러 대가 정류장에 정차하자 뒤따르던 택시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중앙선을 침범해 버스를 추월했다. 거동이 불편한 한 시민이 횡단보도를 건너자 주행하던 택시가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 횡단보도에서 만난 시민은 "신호등이 없어서 사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부터 해제된 구간은 중앙로 북편(중앙네거리~대구역네거리) 약 450m로 전체 구간인 반월당교차로~대구역네거리(1.05km)의 절반 정도다. 2009년 지정 이후 14년 만이다.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상인들은 침체된 상권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지만, 일반 시민들은 보행자에게 안전한 거리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중교통전용지구 인근에서 4년째 옷 가게를 운영 중이라는 A(55) 씨는 "거리를 찾아오는 손님들도 차량 통행이 안 되니까 불편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일대 상권이 오랜 침체를 겪은 상황에서 한 줄기 희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준호 동성로 상인회장도 "오랫동안 해제를 요구해 왔던 입장에서 일부 구간에 대해서 한시적으로나마 해제가 된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주변 상권이 열악하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차량 운전자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인근 카페 사장 B(59) 씨는 "앞으로 출근이 조금 더 수월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통행이 가능해진 만큼 앞으로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보행자들은 우려를 표했다. 일반 차량 통행으로 출퇴근 시간 교통체증이 발생하고, 불법 주정차도 늘 수 있다는 것이다.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C(59) 씨는 "시내버스가 멈추면 택시들이 불법 추월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며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구시는 진입과 진출 차량은 우회전만 허용하고 주정차는 전면 금지하는 등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해제 구간에 대해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개선점 등을 살펴볼 계획"이라며 "보행자 안전을 위해서 일정 구간에 무단횡단 방지 펜스 등도 설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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