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지역은 한달간 발길이 가는 곳, 눈길이 가는 곳 등 곳곳이 축제의 장이었다.
세계적인 거장들이 칠곡의 역사·문화·생태를 축제로 승화시킨 '제1회 칠곡국제트랜스미디어 축제'가 지난달 6일부터 이달 5일까지 칠곡지역에서 열렸다.
이번 칠곡국제트랜스미디어축제는 '땅의 시학(Poetry of Land)'이란 주제로 칠곡의 역사, 문화, 생태를 다층적인 시선으로 접근했다.
영국, 프랑스, 미국, 한국 등 세계 정상급 작가들이 칠곡군 역사와 문화, 사람과 생태를 예술 작품으로 표현했다.
칠곡국제트랜스미디어축제는 지역 간 문화 향유의 격차를 해소하고 주민에게 일상의 문화 활동 지원은 물론 호국도시 칠곡군의 정체성을 문화와 예술로 확장하기 위해 마련됐다.

◆칠곡 정체성·문화를 트랜스미디어로 표현
올해 처음으로 열린 칠곡국제트랜스미디어축제는 낙동강 세계평화문화재축전과 연계해, 가로지르고 초월하고 경계를 통과하는 과정을 의미하는 '트랜스(Trans)'의 특성이 강하게 내재돼 있는 칠곡의 지역적 정체성과 문화를 '트랜스미디어'를 통해 표현했다.
4개국 총 10명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하는 주제전 '땅의 시학'은 칠곡의 역사, 생태, 문화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며 표현할 것인가라는 화두와 맞닿아 있다.
칠곡은 인문학 마을의 전통과 호국평화도시의 특성이 강하게 자리 잡았지만, 이번 행사는 그동안 간과해 온 지역의 생태와 문화적 측면에도 초점을 맞췄다.
특히 칠곡을 견고히 지키고 있는 상수원인 낙동강이 현재는 군사 방어선에서 중요한 생태 서식지로 변모하는 가운데 부각되는 인간과 환경 사이의 복잡한 관계에 주목했다.
프랑스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사진상인 '니엡스상'을 수상한 줄리엣 아그넬과 영국 신진작가에게 주는 최고의 상인 '뉴 컨템포러리' 수상자인 톰 불은 물론 사운드 아트와 퍼포먼스의 대가 톰 풀샴 등 4개국 18명의 작품들이 선보였다.
또 전 세계 어린이의 다양한 삶을 사진으로 기록해 유니세프로부터 한국인 최초로 특별상을 받은 한상무 작가를 비롯해 김신욱·김민선·김태동·이종석·이준·윤진영·장진승·최문선 등 국내 유명 작가가 함께했다.
특히 칠곡호국평화기념관은 해외 6·25 참전용사들의 자부심과 헌신을 기리기 위해 미국과 UN 참전국을 찾아가 군복을 입은 노병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한 라미 작가의 '프로젝트 솔저'는 물론 미디어 큐브와 빛의 향연이 펼쳐졌다.

◆조각·비디오·사운 등 아트의 향연
국내외 작가들이 칠곡에 관한 새롭고 창의적인 관점을 다루는 주제전과 야외에서 열리는 특별전, 길위의 사진전, 미디어 큐브, 각종 부대행사도 풍성했다.
주제전이 열리는 공예테마공원은 낙동강 민물고기, 꿀벌 등 칠곡군의 생태계와 칠곡군에서 4개월 동안 머물며 사진, 비디오, 조각, 소리 등을 활용해 만든 작품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주제전에는 김신욱, 김태동, 뮌(Mioon), 이종석, 이준, 장진승, 윤진영, 톰 불(Tom Bull), 톰 풀샴(Tom Foulsham), 줄리엣 아그넬(Juliette Agnel)의 작품들이 칠곡지역의 문화·예술의 세계를 한층 끌어 올렸다.
이들은 사진, 비디오, 조각, 사운드 등 다양한 매체와 AR, VR을 활용하며 다부동 전쟁 유적지, 왜관철교 등 지역 곳곳에 숨어있는 전쟁과 연계된 장소들에서 시간의 흔적들을 추적하거나 낙동강의 생태와 민물고기, 벌과 꿀에 관련된 양봉산업을 주제로 예술적 물음을 결합한 작품들을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칠곡의 소리를 시각화하거나 기억을 극장 형태로 제시한 미디어 아트, 사회적인 불안, 도피와 민족주의적인 환경에 의해 야기되는 상처, 디지털화되는 세상에 매력적인 대조를 제공하는 집 형태의 설치 작품 등을 소개했다.
꿀벌테마공원은 칠곡군 거리, 주택, 건물, 하천 등의 공간을 김찬훈·이지영 등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거리 사진전'이 내걸렸다.
게다가 왜관역 광장과 호국의 다리 일대에는 칠곡 군민 30명의 모습을 담은 대형 사진이 전시된 한상무 작가의 '칠곡 사람들'이 신선함을 더했다.
한편 칠곡보오토캠핑장에서는 캠핑과 카누는 물론 EBSi의 한국사 강사인 최태성 씨의 역사 토크와 자원을 재활용한 만들기 체험을 통해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부대행사가 성황리에 열렸다.
손영실 칠곡군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는 '칠곡의 브랜드 이미지를 확산하고, 잠재력을 발굴해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인문학 도시, 책 읽는 도시 칠곡
이번 축제기간 칠곡보 생태공원 내 푸르내마루에서는 9개의 책방과 함께하는 북살롱 페스티벌이 열렸다.
북살롱은 특색있는 9개 서점이 참여해 주제별 좋은 책만 골라 소개했다. 국내외 독립출판부터 시, 소설, 그림책, 사진집 등 가지각색 좋은 책을 만나 볼 수 있었다. 또한 제작자들이 북마켓을 통해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고 판매로 이어지면서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참새와 책방의 첫 만남에서는 나의 자서전에 들어갈 표지 그림을 그리고, 자서전 첫 문장(문단)을 만들었다.
한편 가을 빛을 담아, 시아노타입 엽서 만들기 체험 코너에는 공원을 함께 산책하며 채집한 자연물과 햇빛을 활용해 아름다운 푸른빛의 시아노타입 엽서를 만들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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