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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어른’ 홍준표와 ‘집도의’ 인요한, 두 사람의 만남이 남긴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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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8일 처음으로 대면했다. 내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당 체질을 수술할 '집도의'와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당내 '어른'이 조우한 것이다. 대통령과 국정 지지율이 모처럼 반등한 시점이어서 두 사람의 만남을 두고 여권 내 기대감이 높았다. "한 수 배우러 왔다"는 인 위원장의 말에 홍 시장이 미소로 답하는 등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잠시 뒤 홍 시장의 작심 발언이 터지자 분위기는 다시 사그라졌다. 두 사람은 '영남권 중진의 수도권 출마론'을 두고 각을 세워 왔기에 신경전 기류는 이미 예견됐었다.

두 사람이 주장한 내용은 한편으론 모두 일리 있어 보인다. '꽃신 신고 꽃길만 걷던 인사들은 이제 나막신 신고 자갈밭도 걸어야 한다'는 인 위원장의 취지와 '콜로라도주 의원을 워싱턴에 갖다 놓으면 선거가 되느냐?'는 홍 시장의 지적 모두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현실 정치라는 측면에선 홍 시장의 주장이 조금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3선 이상 중진이 무조건 수도권에 출마해야 된다면 대구의 재선 이상 의원들은, 득표는 대구에서 하고 민원은 수도권 것만 챙기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험지인 자갈밭을 개척할 요량이라면 수도권 민원 해결에 더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어, 지역구 활동을 뒷전으로 물릴 가능성은 농후하다.

중앙당에서 특정인의 지역구를 미리 배정하는 행위는 상향식 공천을 통해 정당 민주화를 이루겠다는 그동안의 노력을 수포로 돌리는 일일 수 있다. 국민의힘 의원으로 3선 이상을 하려면 하루아침에 '지방분권론자'에서 '수도권 집중화 찬성론자'로 돌변하는 일도 감수해야 한다. 여야가 최근 한목소리로 약속하고 있는 시스템 공천의 어느 과정에도 적합해 보이지 않는다. 공천이 선거 승리를 담보하진 못한다. 현실 정치에 걸맞은 공천 제도를 직시해 제대로 적용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인요한-홍준표 두 사람이 만나 앞으로 해야 할 일은 쓴소리도, 배우는 일도 아닌 현실 정치와 총선 승리를 위한 합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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