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산 메노나이트 유적지, 평화정신 녹아든 문화유산…보존 활용 필요"

경산학회 창립 9주년 기념 학술세니마에서 영남신학대 김성룡 교수 발표

한국전쟁 발생 이후 한국으로 파견된 메노나이트 선교사들이 사역을 했던 경산시 신천동 산 11번지 일원의 메노나이트 직업학교와 그 주변 모습. 영남신학대 제공
한국전쟁 발생 이후 한국으로 파견된 메노나이트 선교사들이 사역을 했던 경산시 신천동 산 11번지 일원의 메노나이트 직업학교와 그 주변 모습. 영남신학대 제공

경북 경산시 신천동 산 11번지 일원 메노나이트(Mennonite) 선교사들이 사역했던 유적지를 국경을 초월한 평화정신이 녹아든 역사적 장소로 보존·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나왔다.

영남신학대 김성룡 교수는 9일 대구가톨릭대에서 열린 경산학회 창립 9주년 기념 학술세니마에서 '잊혀진 기억과 평화와 화해의 보존지: 경산 메노아니트 유적지'라는 주제발표통해 이같이 제안했다.

김 교수는 "한국전쟁과 이념의 대립으로 경산에서는 1949년 11월 29일 빨치산 대원들이 와촌면 박사리 등의 주민 38명을 학살했고, 6·25전쟁 때인 1950년 7~8월 평산동 코발트광산에서는 국민보도연맹원 및 요시찰 대상자 등 3천500여명으로 추산되는 사람들이 학살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해 화해와 치유의 대상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전쟁으로 혼란스러웠던 경산에서 메노나이트(재세례파운동의 최대 교파) 선교사들이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 9월 한국에 들어와 1971년 모든 자산과 활동을 한국인에게 이양하고 철수하기까지 경산에서 사역활동은 이념과 국경을 초월한 평화정신이 녹아든 공간이 바로 경산 메노나이트 유적지"라고 강조했다.

메노나이트 선교사들은 경산시 신천동 산11번지 일원에서 전쟁 미망인과 고아 등을 위한 물자 구제 사업과 지원, 직업학교 설립 및 교육, 농장 개발 및 선진영농전수 등을 통해 사랑과 평화를 실천한 역사적 공간이지만 이들이 철수한 후 현재는 일부 건축물과 터만 남아 있다.

김 교수는 "경산 메노나이트 유적지는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군의 주둔지로 침략의 상징성이 있고, 한국전쟁과 그 이후는 전쟁 피해자를 돕는 장소이자 치유의 장소였다. 또 선교사들의 직업교육과 농촌운동은 새마을운동의 선구적인 사례로 여겨질 수 있다. 이념과 국경을 초월한 평화와 화해를 위한 장소로 경산의 문화유산"이라면서 "이를 계승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성기중 경산학회장(전 경일대 교수)는 '압량 군주 김유신과 경산문화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김유신은 642년 압량주 군주로 부임해 군사들을 훈련시키고 삼국통일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면서 "삼국통일 과정의 압량주의 역할과 역사적 사실을 자료로 경산의 문화 정체성을 연구 재정립해 삼국통일 기념비나 기념축제 등을 고려하되, 피해지역과 공존할 수 있는 방안으로 화해와 평화의 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새로운 경산 문화 정립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또 안현영 다강농장대표는 경산지역 관광활성화를 위한 주민주도형 관광두레사업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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