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엔데믹 후 첫 크리스마스 트렌드는 '홈파티'…즐기는 방법 '극과 극'

소중한 사람들과 특별하게…럭셔리 케이크 인기↑, 프리미엄 외식까지
고물가에 공연도, 외식도 포기…1만원대 케이크로 연말 즐겨

서울 신라호텔은 겨울 트러플과 프랑스 디저트 와인 샤또디켐을 사용한 30만 원짜리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출시했다. 서울 신라호텔 제공
서울 신라호텔은 겨울 트러플과 프랑스 디저트 와인 샤또디켐을 사용한 30만 원짜리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출시했다. 서울 신라호텔 제공

가는 곳마다 캐럴이 울려퍼지고 화려하게 장식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곳곳에 보이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시작됐다. 올해의 유행도 역시 크리스마스 연말 홈파티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가족이나 친구 등 소규모로 모여 소박하게나마 연말을 즐기던 분위기가 엔데믹을 맞이한 첫 겨울인 2023년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호텔, 레스토랑 등 특별한 장소를 찾는 크리스마스를 보냈다면 이제는 파티의 시작부터 끝까지 입맛대로 꾸미며 능동적으로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유일무이하고 고유해서 더 특별한 홈파티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이벤트다.

이처럼 12월을 특별하게 보내려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도 온오프라인 할 것 없이 분주하게 크리스마스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홈파티에서도 좀더 특별함을 원하는 '프리미엄'을 추구하기도,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를 놓치지 않는 파티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집에서 즐겨도 '럭셔리' 하게… 30만원짜리 고가 케이크 유행

대여섯명이 참여하고 있는 20대 직장인 이모 씨의 동창생 단톡방 역시 12월이 되자 분주해졌다.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친구들과의 홈파티 일정을 계획해야 하기 때문이다. 겨울 캠핑, 해외 여행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자취 중인 이모 씨의 집이 파티 장소로 결정됐다.

장소가 결정됐으니 파티를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정할 일만 남았다. 특히 크리스마스 홈파티를 특별하게 보내려는 수요가 늘자 고가의 호텔 케이크가 비싼 가격에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실제로 서울 신라호텔은 트러플과 프랑스 디저트인 와인 샤또디켐을 사용한 올해 30만 원짜리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출시했다. 지난해 출시한 25만 원 상당의 케이크도 비싼 가격임에도 예약 문의가 쏟아지자 올해는 더 고급의 재료를 이용한 한정판 케이크를 선보인 것이다.

시그니엘 서울 역시 럭셔리 케이크 유행에 탑승했다. 블루베리 필링을 넣은 치즈 케이크 등을 이용한 트리 모양의 케이크를 21만 원에 출시했고 시그니엘 부산에서도 시그니처 케이크 '크리스마스 트리'를 10만5천원에 내놓았다.

이 씨는 "지난해 파티에서는 직접 만든 케이크에 초를 붙이고 SNS로 인증도 했다"며 "요즘에는 트러플이 들어가서 수십만원씩 하는 호텔 케이크가 유행이다. 친구들과 십시일반해 특별한 케이크 맛보고 싶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푸드는 9천980원 크리스마스 케이크 이외에도 딸기케이크, 치즈케이크 등 2만원대를 넘지 않는 가격대의 케이크를 출시한다. 신세계푸드 제공
신세계푸드는 9천980원 크리스마스 케이크 이외에도 딸기케이크, 치즈케이크 등 2만원대를 넘지 않는 가격대의 케이크를 출시한다. 신세계푸드 제공

외식업계도 '프리미엄'을 내세우고 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고급 재료를 사용해 소비자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써브웨이는 고급 식재료은 랍스터를 사용한 '랍스터 컬렉션'을 겨울 시즌 한정 메뉴로 출시했다. 도미노피자는 역시 프리미엄 스테이크인 브리스킷 스테이크를 토핑으로 얹은 피자 '브리스킷 바비Q'를 선보였다.

쉐이크쉑이 프리미엄 버번 위스키 브랜드
쉐이크쉑이 프리미엄 버번 위스키 브랜드 '메이커스 마크'와 콜라보레이션한 신메뉴 '버번 베이컨 버거'. 쉐이크쉑 제공

쉐이크쉑은 프리미엄 버번 위스키 브랜드 '메이커스 마크'와 콜라보레이션한 신메뉴 '버번 베이컨 버거'를 내놓았다. 메이커스 마크의 버번 위스키를 활용한 '베이컨 어니언 소스'가 특징인 메뉴로, '버번 베이컨 쉑'과 '버번 베이컨 치킨' 등 2종으로 구성됐다. 버번 베이컨 쉑은 묵직한 풍미의 베이컨 어니언 소스와 화이트 체다 치즈를 녹인 비프 패티, 바삭하게 튀긴 어니언과 쉑소스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는 한정판 프리미엄 메뉴 '인피니티 킹마호크 스테이크'를 선보였다. 기존 토마호크 부위와 꽃갈비살 등 희소성 높은 부위로 이뤄져 매일 한정된 수량만 판매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 트렌드를 보면 아무래도 저가 전략보다는 프리미엄 전략이 좀 더 효과를 내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고물가·고금리에…소소하게 즐기는 홈파티족 여전히 많아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호텔 디저트와 외식 업체들의 프리미엄 메뉴들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고물가에 얼어붙은 소비 심리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지난 5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74(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 올랐다. 8월(3.4%)·9월(3.7%)·10월(3.8%)에 이어 4개월째 3%대에 머문 셈이다. 이 가운데 외식은 4.8%, 가공식품은 5.1%로 총지수 상승률를 웃돌았다.

평소 공연을 보고난 후 호캉스를 즐기거나 맛집을 돌아다니며 크리스마스 시즌을 즐기곤 했던 30대 직장인 정모 씨 역시 높은 성탄 물가에 평소와 다른 연말을 보내기로 했다. 그도 그럴것이 연말 즐기던 뮤지컬 공연은 가장 말석인 A석 가격도 통상 7만원 선이던 것이 9만원까지 오르고 즐겨 가던 식당의 코스요리도 가격이 배로 뛴 것.

정 씨는 "외식을 하고 공연을 보기에는 비용이 부담돼 홈파티를 계획 중"이라며 "크리스마스 느낌이 나게 집을 꾸미고 음식도 만들어 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씀씀이를 줄이며 크리스마스를 즐길 소비자들을 위해 편의점과 대형마트는 '가성비'를 강조하며 나섰다. 특히 편의점 업계는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협업(컬래버레이션) 상품을 집중적으로 내놨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캐릭터 '산리오캐릭터즈'를 활용한 미니 도시락 케이크를 6천900원에, GS25는 남성 아이돌그룹과 협업한 케이크를 6천500원에 출시하기도 했다.

신세계푸드는 9천980원 크리스마스 케이크 이외에도 딸기케이크, 치즈케이크 등 2만원대를 넘지 않는 가격대의 케이크를 출시한다.

홈플러스 역시 '케이크 대전'에 참전했다. 홈플러스는 오는 14일까지 사전 예약한 회원에 한해 1만원대에 케이크를 판매한다. 평소보다 3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김진숙 홈플러스 베이커리상품기획팀 부장은 "직영 공장에서 케이크 재료를 반죽한 뒤 각 점포에 보내는 방식으로 판매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고 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6천900원짜리 산리오캐릭터즈 미니 케이크 제품과 연말 시즌 상품들을 선보였다. 세븐일레븐 제공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6천900원짜리 산리오캐릭터즈 미니 케이크 제품과 연말 시즌 상품들을 선보였다. 세븐일레븐 제공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