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흥행에…전두환 호 딴 '일해공원' 명칭 변경 주장

2007년 명칭 변경 후 논란 16년째…합천군 "군민 의견 수렴"

일해공원 비석. 연합뉴스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누적 관객 수 700만명을 돌파하면서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경남 합천군에 있는 '일해공원'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지적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12일 합천군 등에 따르면 2004년 '새천년 생명의 숲'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이 공원은 2007년 합천이 고향인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의 호 '일해(日海)'를 딴 일해공원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시민단체 '생명의 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 고동의 간사는 "최근 영화 서울의 봄 개봉 이후 전두환 씨를 비롯한 신군부에 분노를 표하는 사람이 많다"며 "국민 세금을 들여 만든 공원을 지금처럼 편향적인 이름으로 놔두는 건 시대착오적이다"고 지적했다.

고 간사는 "일해공원 개칭 이후 지금까지 사회 각계에서 줄기차게 명칭 변경 요구가 있었지만 결국 그대로다"며 "이번 영화로 공론화 논의가 더 진전돼 명칭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해공원 명칭과 관련한 논란은 꾸준히 제기됐다.

명칭이 바뀌던 2007년 사회 각계에서 찬반 주장이 대립하며 논쟁이 격화됐고 현재까지도 공원 이름 존치와 변경이라는 상반된 주장이 맞서는 상황이다.

운동본부는 지난 2021년 일해공원 명칭 변경에 대한 주민 열망이 크다는 점을 알리고자 1천500여명의 군민 서명을 받아 청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에 군은 지난 6월 명칭을 바꾸는 지명위원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일해공원을 새천년 생명의 숲으로 제정하는 게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으로 부결했다.

군은 공론화 과정을 통해 군민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이다.

2021년 도내 6개 지역 언론사가 공동 의뢰한 군민 여론조사에서는 '명칭을 변경하지 말아야 한다'는 명칭 존치가 49.6%, 명칭 변경이 40.1%, 잘 모름·기타는 10.3%로 집계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