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국민의힘 혁신 시작, 민주당도 인적쇄신 서둘러야 한다

국민의힘이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장제원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에 이어 김기현 당 대표의 사퇴로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요구했던 '주류 희생'에 응답했다. 앞으로도 친윤 및 당 주류의 용퇴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장' 2선 후퇴를 시작으로 국민의힘이 혁신에 박차를 가한다면 현재 '빨간불'이라고 평가받는 국민의힘 총선 분위기는 '파란불'로 바뀔 것이다.

국민의힘이 혁신 기류를 탔지만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렇다 할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당 쇄신 요구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변화하되 최대한 단합과 단결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 지도부 중심으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말이다.

현재 민주당 주류는 사법 리스크에 빠진 '이재명 대표 결사 옹위' '혐오 정치' '비명계 고사 정치' '팬덤 정치'에 함몰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의 뜻은 안중에 없고 오직 공천권을 쥔 당 대표의 심기만 살피는 형국이다.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니 당내 초선 의원이자 합리적이라고 평가받던 홍성국 의원과 이탄희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 내부에서 '혐오와 진영 정치가 사람들을 떠나게 만든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쇄신의 대상으로 지목받는 친명 기득권 정치인들, 막말과 혐오를 자양으로 삼는 의원들은 꿈쩍도 않고 있다.

우리나라 여러 분야 중 국민적 불신이 가장 깊고, 도덕적으로 타락한 분야가 정치권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지금 정치권의 모습은 여야 가릴 것 없이 민심과 거리가 멀다. 여야 공히 국회의원 특권 포기와 과감한 세대 교체, 혁신 공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국민의힘에서 대통령실 사람들이 '안방 지역구'에 대거 출마한다면 필패가 자명하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인적쇄신 없이 친명계들이 대거 출마한다면 '이재명 지키기 위해 표를 달라'는 말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 승부는 어느 쪽이 더 쇄신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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