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0억원 이상' 한국 부자의 금융자산, 4년 만에 감소…강남 3구에 45% 거주

수도권 중심의 부자 분포, 부동산 자산 증가세도 주춤
거주용 외 주택은 처분하고 예적금 보유율 증가

17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17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한국 부자가 올해도 7.5% 증가한 가운데 이들이 보유한 자산은 지난해보다 4.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들의 자산 감소는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부자들은 어려워진 경제 여건을 대비해 예·적금 보유율은 높이고 투자용 부동산은 처분하는 등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추세였다.

17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3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개인인 한국 부자는 올해 45만6천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2만4천명보다 3만2천명(7.5%) 증가했으며 전체 인구의 0.89%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20만7천300명 ▷경기 10만700명 ▷부산 2만8천500명 ▷대구 1만9천400명 ▷인천 1만4천200명 순이다. 한국 부자의 70%는 수도권인 서울, 경기, 인천에 거주하며 그중에서도 서초, 강남, 송파 등 강남 3구에 45%가 몰렸다.

한국 부자가 보유한 금융자산은 2천747조원으로 지난해 2천883조원보다 4.7% 감소했다. 자산 감소는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상승했던 주식 가치가 금리 인상으로 하락하면서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 부자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은 2천543조원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2천361조원보다 7.7% 증가했으나 2년 연속 10% 이상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던 2021년과 지난해보다는 증가율이 다소 감소했다.

특히 금융자산을 100억원 이상 보유한 고자산가와 300억원 이상 보유한 초고자산가의 부동산 자산 규모는 지난해 1천115조원에서 올해 1천109조원으로 전년 대비 0.5% 감소했다.

금융·부동산 시장의 위축으로 부자들의 예·적금 보유율은 94.3%로 전년 대비 9.8%p 증가했다. 반면 거주용 외 주택의 경우 1.0%p 감소하며 고금리 예금 판매의 영향과 경직된 주택시장 분위기를 반영했다.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부의 원천인 자수성가형은 줄고 상속이나 증여받은 자산이 부의 원천인 금수저형은 증가했다. 부의 원천이 상속·증여인 비율은 지난해 15.8%에서 올해 20.0%로 4.2%p 늘었다. 반면 근로소득은 11.0%에서 11.3%로 0.3%p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사업소득은 37.5%에서 31.0%로 -6.5%p 하락했다.

한국 부자는 코로나19 이후 총자산이 100억원은 되어야 부자라고 생각했다. 2020년 70억원이던 부자의 기준은 2021년 100억원으로 높아진 이후 3년 연속 이를 유지하고 있다.

부자들이 현재의 자산을 축적하는 데 가장 기여도가 큰 원천은 '사업소득'(31.0%)으로 나타났다. 축적된 자산을 투자해 불리는 수단으로 '부동산 투자'(24.5%)가 '금융 투자'(13.3%)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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