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점차 둔화해 내년 연말 목표치인 2%에 가까운 수준까지 낮아질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내년 금리 인하를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20일 한국은행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내고 "이번 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3.3%)과 비슷하거나 소폭 낮아진 뒤 둔화하며 내년 연말 2% 부근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반기별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내년 상반기 3.0%(근원물가 2.6%), 하반기 2.3%(2.1%), 2025년 상반기 2.1%(2.0%)로 제시했다. 한은은 단기적으로 크게 올랐던 유가·농산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물가 상승률이 지난 10월 3.8%에서 지난달 3.3%로 둔화했으나 앞으로도 이처럼 빠른 하락이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물가 상방 위험 요인으로는 국제유가 재상승과 기상 이변에 따른 국제식량 가격 인상 등을 지목했다.
주요 산유국 협의체 '오펙플러스(OPEC+)'의 감산 지속과 지정학적 정세 불안 등으로 유가가 다시 오르거나 기상 악화로 일부 농산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물가 상승률 둔화 흐름이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내년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한 데 더해 물가 상승률이 하락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자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미 연준이 내년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진 건 사실"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원자재 가격 불확실성이 크고 노동 비용도 여전히 높은 점을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라스트 마일'(목표에 이르기 직전 최종 구간)이 쉽지 않을 수 있다"며 시장 기대감을 경계했다.
이 총재는"금리 인상 영향이 지속되면서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물가 오름세가 목표 수준(2%)을 크게 웃돌아 인플레이션에 대한 긴장을 늦추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미국 기준금리 전망에 관한 시장 반응을 두고는 "본격적인 인하 논의를 시사하는 게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시장이 과잉 반응하는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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