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흉기 피습', 박근혜 사례와 유사…과거 정치 테러 살펴보니

박근혜 전 대통령 커터날 피습 가장 유사…"대전은요" 발언으로 선거 판세 뒤집어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도 둔기 가격 당했지만 대선 패배로 빛 바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뒤 기자들과 문답을 진행하며 이동 중 한 남성으로부터 습격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부산을 방문하는 도중 흉기로 피습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과거 비슷한 사례들도 다시 회자된다. 이전에도 여야 당 대표나 대선 후보가 전국 단위 선거 직전 괴한 피습에 노출되는 일이 있었다.

이날 이 대표는 20~30㎝ 길이 흉기로 목 부위를 공격당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2006년 5월 20일 박근혜 전 대통령 커터칼 피습 사건이다.

당시 한나라당 대표이던 박 전 대통령은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신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 유세장을 찾아 단상에 오르고 있었다. 이때 50대 지모 씨가 휘두른 문구용 커터칼에 11㎝ 길이의 오른쪽 뺨 자상을 입고 봉합 수술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입원 도중 측근들에게 "대전은요"라고 물은 것으로 언론이 보도됐다. 퇴원한 뒤 대전에서 선거 지원도 벌여 한나라당에 열세이던 판세가 뒤집혔다.

최근에는 2022년 3·9 대선을 앞두고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당시 이재명 후보를 위한 서울 신촌 지원 유세 중 유튜버 표모 씨가 내리친 둔기에 머리를 가격당한 일이 있었다. 송 전 대표는 응급 수술을 받고도 유세에 나서는 등 붕대 투혼을 벌였다.

하지만 대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하며 선거 파급력에서는 박 전 대통령 사례와 차이가 있었다.

대선 후보가 유력 정치인이 계란이나 물을 맞거나, 주먹으로 폭행당하는 사례도 적잖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후보 시절인 2002년 11월 우리쌀 지키기 전국 농민대회에서 연설하던 도중 야유하는 청중 사이에서 날아온 달걀에 아래턱을 맞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선후보이던 2007년 12월 경기도 의정부에서 거리 유세를 하다 승려 복장을 한 중년 남성이 "BBK 사건 전모를 밝히라"고 외치며 던진 계란에 허리 부근을 맞았다.

같은 해 11월 이회창 무소속 후보가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했을 때는 갑자기 한 30대 남성이 계란 여러 개를 투척하며 소동을 벌였다. 당시 이 후보는 이미와 안경에 계란 파편을 맞았다.

2018년 5월 5일 김성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는 국회 본관 앞에서 단식농성 중 지지자를 자처하며 다가온 30대 남성 김모 씨로부터 주먹으로 턱을 가격당했다. 열흘 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제주도 제2공항 건설 문제 관련 토론회 중 지역 주민으로부터 얼굴과 팔 등을 폭행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