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거어르신 삶 바꾼 봉숭아 학당' 구미시청 공무원 에세이집 발간

김점숙 팀장이 추진한 '봉숭아 학당' 사례 담아
독거어르신들 정신·신체적으로 긍정적인 변화
국가 복지예산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방안

김점숙 구미시 도량동 맞춤형복지팀장이 발간한 에세이집
김점숙 구미시 도량동 맞춤형복지팀장이 발간한 에세이집 '봉숭아 학당, 열정이 그대를 꿈꾸게 하는가'의 표지. 한국보건복지인재원 제공
김점숙 구미시 도량동 맞춤형복지팀장.
김점숙 구미시 도량동 맞춤형복지팀장.

경북 구미시청 복지담당 공무원이 취약계층 독거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봉숭아 학당 프로젝트'의 사례를 모은 에세이집을 한국보건복지인재원을 통해 발간했다.

지은이는 도량동 맞춤형복지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점숙 팀장. 그는 18년간 구미시 전산부서에서 근무하다 지난 2005년 마흔의 나이에 9급 사회복지직 공무원 채용시험에 합격하면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 이후 그는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복지 현장에서 19년째 근무하고 있다.

김 팀장이 추진한 봉숭아 학당은 원룸촌과 복지 사각지대가 많은 상모사곡동에서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70~80대 어르신들은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초석을 다지는 등 국가와 가족을 위해 헌신해 왔지만, 상당수가 좁은 원룸촌에서 외롭게 지내고 있는 게 현실이다.

김 팀장은 취약계층 어르신들의 우울감을 낮추고 자존감은 높여 드리기 위해 지난 2021년부터 이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그동안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복지사각지대 발굴(100명) ▷멘토 멘티 결연증서 지급 및 교육(2회) ▷텃밭 운영 및 야채 나눔(3회) ▷요리교실 운영(4회) ▷1박 2일 수학여행(2회) ▷문화도시 공모선정 사업추진(2건) ▷행복나눔 가게 44개 발굴 및 홍보로 지역상권 활성화 ▷69개 기관단체와 협업, 기부·봉사 문화 확산 ▷봉숭아 공연단 운영 ▷새마을 페스티벌 공연(3개)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 결과, 독거 어르신들에게 놀라운 변화가 생겼다. 신체 돌봄 프로그램을 통해 성인질환 등으로 거동이 불편했던 독거어르신의 뭉친 근육과 휜 뼈가 교정됐다. 지팡이를 짚고 걸었던 한 어르신은 이제 지팡이에 의존하지 않게 됐다.

새마을 페스티벌 율동과 기공체조를 통해 몸놀림이 유연해졌고, 얼굴에 활기가 돌게 됐다. 시니어 모델 패션쇼에서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서 당당히 런웨이를 했고, 시낭송 행사에서는 유창하게 시를 낭송하며 다시 젊음을 되찾았다.

특히 어르신의 장기요양 입소 시기를 늦춰 국가의 복지예산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방안으로 떠올랐다.

한 어르신은 "봉숭아 학당을 다니며 자존감이 높아졌고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 내 자신을 더 사랑하며 살아갈 용기를 갖게 됐다"며 "20년 이상 젊어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김 팀장은 "이 책에는 우리의 앞날을 더욱 빛나게 해 줄 성장 스토리를 담았다"며 "노인 고독사 등의 복지 문제를 지역민들이 스스로 해결하는 봉숭아 학당을 '제 2의 새마을 운동'으로 만들어 전국으로 확산해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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