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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청, 시청 동인청사 매입 검토…실현 가능성은 의문

동인청사·주차장 부지, 공시지가 기준 각각 467억원
중구청 확보 기금 약 1천500억원 달하지만 '청사 매입'에 쏟아붓긴 어려워
대구시는 "부동산 경기 등 종합적으로 판단, 매각 시점 정할 것"

대구 중구 동인동 대구시청 동인청사 일대 전경. 매일신문DB
대구 중구 동인동 대구시청 동인청사 일대 전경. 매일신문DB

대구시가 신청사 건립 예산을 마련하고자 대구시청 동인청사와 주차장 등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구청이 해당 부지 매입을 검토하고 나섰다. 다만 중구청의 예산 사정과 대구시청 실제 매각 대금 등을 고려했을 때 실제 중구청 매입 가능성은 낮다는 진단이다.

4일 중구청은 원도심 활성화를 목표로 최선의 방법을 찾고 있으며 주민 의견 수렴과 전문가 자문 등을 구하며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동인청사를 직접 매입하는 방법 역시 내부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논의 과정에서는 중구청을 동인청사로 이전하고, 중구청 부지를 경북대병원 주차장으로 활용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간 주차난으로 몸살을 앓은 경북대병원의 '중구 밖 이전론'이 계속 나오면서, 원도심 공동화 방지 차원에서 병원에 중구청 부지를 제공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시청사 매입 관련)구체적으로 확정된 건 없다"면서도 "대구시가 동인청사를 매각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라 구청에서는 부지를 활용할 합리적 방안을 찾고 있다. 부지 매입과 민간 개발 등 다양한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중구청의 시청사 매입이 실제로 가능하냐는 것이다. 대구시청 동인청사(6천559㎡)와 주차장(6천35㎡) 부지 가격은 공시지가 기준 각각 243억원, 224억원이지만, 실제 감정평가를 거치면 시세는 이보다 훨씬 더 비쌀 것으로 추정된다.

중구청은 현재 재정안정화기금 1천179억원과 주차시설확충기금 353억원 등을 확보하고 있긴 하다. 다만 각종 기금의 여유자금을 통합해 관리하는 재정안정화기금 등을 청사 매입에 모두 사용하는 것은 어렵다. 중구의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에 따르면 한 회계연도에 재정안정화계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지난해 말 기준 적립금 총액의 50%를 초과할 수 없다.

무엇보다 대구시는 예산 약 5천억원이 투입되는 신청사 건립을 앞두고 '한 푼이 아쉬운 상황'인 만큼 신중하게 매각하겠다는 입장이다. 매각과 관련해 대구시와 중구청의 공식 협의도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현재 대구시는 공유재산 매각을 진행하고자 도시관리계획 변경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후 시의회에 매각 동의를 얻어 공개입찰 등 본격적인 매각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허정 대구시 회계과장은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매각을 진행하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고 있다"며 "신청사 건립은 타당성 조사나 기본실시설계 등 착공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 종합적으로 검토해 매각 시점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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