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IT(정보기술) 박람회 'CES 2024' 개막 이틀 차인 10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라스베이거스 공항. 입국 심사장은 여느 때처럼 붐볐지만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CES 참관을 위해 이곳을 찾았다는 말에 심사관은 미소를 보이며 여권에 도장을 찍었다.
공항 출입구에는 CES 입장을 위한 배지를 수령할 수 있는 부스가 마련됐다. 사전에 예약한 참관객들은 배지를 목에 걸고 바로 전시장으로 향하는 모습이었다. 주 전시장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앞은 전시를 마치는 시간이 임박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산인해를 이뤘다.
CES가 향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를 MICE(기업회의·관광·컨벤션·전시) 산업의 메카로 탈바꿈시켰다. 첨단기술의 트렌드를 한자리에서 접할 수 있는 CES에 세계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CES를 주최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이번 박람회 총참가자 수는 13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참가자(10만 여 명)에 비해 30%가량 더 큰 규모다. 미국이 아닌 해외에서 CES를 찾는 인원은 35%에 달한다.
CES에는 매년 초 전 세계 기업과 기업인이 라스베이거스에 몰리면서 막대한 경제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국제 모바일 기술 박람회)·독일 베를린의 IFA(국제가전박람회)와 더불어 세계 3대 ICT(정보통신) 박람회로 꼽히고 있지만 CES가 이 가운데 가장 영향력이 큰 행사로 평가된다.
지난 1967년 '시카고 라디오 쇼'의 부대행사로 시작한 CES는 매년 성장을 거듭했다. 뉴욕과 필라델피아, 시카고 등 다른 도시에서 개최됐으나 1998년부터 라스베이거스에서 매년 개최됐다. 이후 가전제품과 IT기술이 결합하면서 전시 범위가 확대됐고 현재 CES는 로봇·모빌리티·헬스케어·푸드테크·블록체인 등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국제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라스베이거스는 수만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컨벤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인근 대형호텔과 접근성도 뛰어나다. 행사 수요 및 규모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컨벤션센터를 확충하고 셔틀버스·모노레일·택시 등 대중교통 서비스를 개선해 편의성을 높였다. 라스베이거스의 MICE 산업 육성을 위한 인프라 조성이 지금의 CES를 만든 셈이다.

참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 랜드마크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9월 개장한 세계 최대 구형 공연장 '스피어'(Sphere)가 CES에 참여한 선도기업들의 광고판 역할을 하고 있다. 스피어의 높이는 아파트 40층 높이와 맞먹는 111m, 바닥 지름 157m 규모다. 외벽에 설치된 스크린 면적은 5만3천884㎡로, 축구장 2개 반을 합친 크기다.
해가 저물고 날이 어두워지면 스피어가 라스베이거스 전체를 환하게 비춘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현지시간) 갤럭시 인공지능(AI) 홍보 영상을 스피어를 통해 선보였다. 이 외에도 구글, 인텔 등 글로벌 선도기업들이 앞다퉈 스피어를 활용한 광고에 나서고 있으며 실내 공간에서도 4D체험 영상을 상영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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